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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쌓이는데 동네마다 공사판···대구 주택시장 장기하락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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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국 미분양 25% 차지···최악의 상황
수요자 우위 시장···매매수급지수 역대 최저
신규 공급 앞둔 단지 전국 2번째로 많아
공포 기류 감지···시장침체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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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에 짓고 있는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모습. 대구는 지역 곳곳에서 아파트 신축 현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장귀용 기자

"분양을 시작한지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아직 잔여가구가 남은 단지가 수두룩합니다."(대구 지역 공인중개업체 관계자)

지난 1일 찾은 대구는 곳곳에서 펜스를 두른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사현장이 보였다. 수많은 공사현장 만큼 많은 분양홍보관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분양홍보관에는 일명 '마피'(마이너스피)를 내걸고 동호수 지정 선착순 잔여가구 계약을 진행 중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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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의 견본주택. 동호수 지정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대구에선 이른바 '마피'(마이너스피)로 불리는 분양가 할인을 하면서까지 미분양 잔여가구 계약을 서두르는 단지가 많다. 사진=장귀용 기자

대구의 주택시장에서 장기하락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미분양에도 불구하고 신규 분양이 계속 이뤄지면서 공급량 적체가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보유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과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원래 살던 집을 팔려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으면서 수요자 우위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공급 많은데, 수요자 없어" 역대 최고 '수요자 우위' 시장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간한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집값은 올해 들어 고점대비 3.37% 하락했다. 세종시(-7.93%)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3번째로 낙폭이 큰 대전(-1.29%)보다 2배 이상 낙폭이 크다.

업계에서는 대구의 주택시장이 타 도시에 비해 더 나쁘다고 진단한다. 대구가 주택시장 하락에 관한 각종 악조건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탓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 늘어서 공급과잉이 심각해진데다, 인구 순유출문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공급과잉 현상은 대구의 집값을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아파트 신규 분양이 많았던 대표적인 지역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아파트 3만6035가구가 분양됐다. 12월까지 1만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은 같은 기간 1만4863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쳤다.

공급이 과잉되면서 미분양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전달 대비 10.3%로 늘어난 8301가구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다. 전국 미분양 주택(3만 2722가구)의 25.4%를 대구가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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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공급 중인 한 오피스텔 단지는 홈페이지에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는 홍보물을 게시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분양한 후 아직까지 잔여가구가 남아있다. 사진=분양홈페이지 캡쳐

구축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도 늘었다. 반면 집을 사려는 사람은 줄어들면서 '수요자 우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대구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0을 기록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매도수요가 매수수요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구지역 주택시장에선 5월까지 적용되는 종합부동산세 특례를 받으려는 다주택자들과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수요자우위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봤다. 대구지역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대구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잔금 등을 이유로 기존 아파트를 파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세금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도 물건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반면 금리 부담이 커진 탓에 매물을 문의하는 수요자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계속되는 신규 공급…가격하락‧미분양확대 장기화 우려

더 큰 문제는 대구의 주택하락 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이 크다는 것이다. 대구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주택 인허가 건수가 2만2000여 가구를 넘겼다. 최근 10년간 연간 평균 인허가 건수인 1만3000여 가구의 1.65배 수준이다. 그나마 올해 하반기에 단 2건의 인허가만 냈지만, 이미 적체가 심한 상황이다.

인허가를 받은 곳은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드물다. 재인허가를 받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부실업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서다. 건설업체는 인허가를 받은 후 2년 이내에 착공을 해야 하고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최대 1년을 더 연기할 수 있다. 대구는 사업장 기준으로 72곳이 아직 미착공 상태다. 이들 사업장 모두 앞으로 분양과 착공을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공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대구는 현재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이 124곳에 이른다. 대구가 7개구, 1개군에 142개 읍면동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 동네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많은 것도 골칫거리다. 대구는 현재 재개발‧재건축 조합만 242곳에 달한다. 조합사업의 특성상 사업이 시작되면, 시장사정이 안 좋다고 도중에 멈추기가 어렵다. 사업 진행을 위해 받은 대출에 대한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수요자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대구의 인구는 지난해에만 2만4000여명이 순유출 됐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구의 주택시장 문제는 전국에서도 심각한 수준으로 규제지역 해제 등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인허가 승인을 너무 많이 내준 탓에 가격 하락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장귀용 기자 jim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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