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금융당국, '돈 잔치'·'이자 장사' 날선 지적 이어가작년 3Q 기준 4대 은행 대손충당금 전년比 평균 20% 늘어시중은행 "리스크 대비에 충실···당국 가이드라인 동참"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잔액은 6조1678억원이다. 이는 전년(5조716억원)보다 21.62% 늘어난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이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 등 다양한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 두는 비용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충당금잔액은 1조7918억원으로 전년(1조4352억원) 대비 24.85% 증가했으며 신한은행은 1조5591억원으로 전년(1조3438억원)보다 16.02%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조4160억원으로 전년(1조1797억원)보다 20.03% 증가, 하나은행은 1조4010억원로 전년(1조1129억원)보다 25.89% 증가했다. 기록을 보면 4대 시중은행 모두 꾸준히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손충당금을 착실히 쌓아온 은행들은 최근 몇 달간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에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에서 그간 리스크 대응에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데 마치 은행권이 미래 부실을 방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매도당하는 것 같다며 억울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과도한 성과급과 이자장사 논란 등 은행의 과점체계를 깰 방법까지 찾으라고 주문한 상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은행이 작년에 벌어들인 사상 최대 실적을 거대 성과급으로 연결 지으면서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대비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 14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결산 검사 등을 통해 대손충당금, 자본 여력 등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토록 유도해야한다"며 "향후 위기 상황에서도 본연의 자금공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을 최우선으로 발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과 더불어 대손준비금에 대한 당국의 요구사항이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가이드라인이 준비되면 시중은행들은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금융권의 지원 대책으로 인해 부실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코로나가 정상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예상되는 부실을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금융권은 대손충당금과 준비금에 있어서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과 교류를 통해 개별 기업별 예상 부도율을 검토해 충당금을 책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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