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철도사고 발생 대한 책임···尹대통령 재가 남아법적 다툼 벌일 공산도 커···가처분 인용시 업무 복귀'한지붕 두사장' 우려···내부 "식물 아닌 실세 사장 필요"
27일 관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기재부 공운위에서 국토교통부가 올린 나 사장 해임 건의안이 의결됐다. 국토부는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철도 사고가 잇따르자, 감사를 벌였고 기관 운영·관리 부실로 나 사장 해임을 건의했다.
앞서 국토부는 오봉역 사망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책임을 물어 코레일에 사상 최고 과징금인 18억원을 물리고 나 사장의 해임을 추진해왔다. 이번 의결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하고 임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만 남게 됐다.
그러나 나 사장은 자신을 해임하려는 국토부 징계에 반발해 법적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나 사장은 이날 변호사와 동석한 회의에서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사장은 지난 15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공사의 안전 체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20년 개인 용무에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동원, 부적절한 드론교육센터 추진 과정 등의 사유로 해고된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은 부당 해고를 이유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후 실제 업무에 까지 복귀해 당시 LX는 '한 지붕 두 사장' 체제라는 기형적인 체제로 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역시 지난 2020년 해임된 뒤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뒤 복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나 사장이 정부 해임안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법원이 가처분 인용을 할 경우 나 사장은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를 모를리 없는 임직원들 사이에선 수장 리스크 피로가 누적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나 사장이 가처분 신청을 포기하고 바로 본안 소송으로 가길 바라는 직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그래도 잇따른 탈선, 사망사고로 사고철이라는 오명으로 사기에 땅에 떨어진 가운데 수장 문제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사를 위한다면 가처분 신청이 아니라 바로 본안소송으로 가는게 공사입장에서도 좋다"면서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사실상 할 수 있는게 없는 식물사장 상태일텐데 현안이 많은 코레일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힘있는 정치인 출신 수장이 지휘봉을 잡고 외풍이라도 막아줬으면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내부출신 CEO가 나오면 전문가이면서도 내부 직원들 사기도 오르는 효과가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선 어쩔수 없이 여당이나 정치권에서 실세로 통하는 분이 오셔서 힘있게 끌고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가에선 정치권에서 선뜻 나설 인물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올해만 해도 워낙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한데다, 강성으로 유명한 한국철도노조마저도 부담요인이다. 관가 한 관계자는 "차기 수장이 누구올지 얘기하는 게 지나치게 앞서간다는 생각도 들지만, 정작 차기 사장 후보자가 누가 있을까 찾아봤을때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거의 없다.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나희승 사장 직위 해제(해임) 문제가 최종 해결되더라도 수장 공백 사태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나희승 사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1월 임명됐다. 기재부 공운위에서 가결된 나 사장의 해임안이 국토부측의 제청과 대통령 재가로 최종 결정될 경우 코레일 역사상 정부에 의해 해임된 첫 사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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