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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롯데칠성, '새로' 앰배서더에 남자 연예인 앞세운 이유

유통·바이오 식음료 민지야 놀자

롯데칠성, '새로' 앰배서더에 남자 연예인 앞세운 이유

등록 2023.03.02 16:45

김민지

  기자

통상 소주는 여자·맥주는 남자 모델···'새로'는 이도현 발탁낮은 도수·제로 칼로리 특징···남성보다 여성 소비자 타깃'앰배서더' 강조···사람 모습 둔갑하는 '구미호' 특성 활용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의 새로운 앰배서더로 배우 이도현 씨를 발탁했습니다. 소주 모델에 남자 연예인이라니 조금 의외라는 시선을 던지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사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 주류업체에서 소주 모델로 남자 연예인을 기용한 사례는 가끔 있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문채원과 싸이를, 2013년에 김영광·문채원·유아인·이유비를, 2018년에는 아이유와 박서준을 발탁했죠.

롯데칠성 또한 2009년 유이와 송중기를, 2013년 고준희와 조인성을 동시에 기용했습니다. 2020년에는 래퍼 염따와 협업해 '처음처럼 플렉스'를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여자 연예인과 공동으로 발탁했거나, 잠깐의 협업이었을 뿐이죠. 단독으로 남자 연예인으로 메인 제품의 모델을 맡긴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롯데칠성이 처음처럼 새로의 앰배서더로 이도현 씨를 발탁한 것은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죠.

누군가 정해두진 않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소주 모델로는 여자 연예인을, 맥주 모델로는 남자 연예인을 기용하는 것이 공식으로 통합니다. 이는 제품의 소비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경우 여성 대비 주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맥주, 소주, 막걸리 등 다양한 주종에서 고른 선호도를 보입니다. 특히 소주의 경우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주로, 더 많이 마시는 술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습니다.

여성 소비자들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 주종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맥주의 시원함과 목 넘김이 상징하는 이미지를 짧은 광고에서 극대화하기에 남자 연예인을 앞세우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죠.

처음처럼 새로는 소주입니다. 그런데 왜 이도현 씨를 앰배서더로 앞세웠을까요. 새로의 제품 특징을 살펴보면 이해될 겁니다. 새로는 16도의 낮은 도수, 제로 칼로리(0㎉)를 내세운 제품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젊은 소비자가 건강이나 체중 관리에 관심이 많고 쓴맛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남성보다는 젊은 여성 소비자가 더 좋아할 법하죠.

여기에 구미호 캐릭터 '새로구미'의 이미지와 이도현 씨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점도 한몫을 했을 겁니다. 요즘 여성들이 좋아하는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요. 정리하자면 새로의 제품 특성은 여성 소비층이 더 선호할 만하고,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남성 앰배서더를 먼저 앞세웠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특이한 것은 롯데칠성이 '모델'이라는 표현 대신 '브랜드 앰배서더'라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앰배서더는 한 브랜드에서 활동을 부탁하며 특정인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앰배서더라는 단어는 패션업계 등에서 명품 브랜드가 많이 사용합니다. 뉴진스의 민지가 샤넬 뷰티, 패션, 워치&주얼리 부문 앰배서더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최근 큰 화제가 됐죠. 민지에 앞서 블랙핑크의 제니는 2019년부터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배우 김고은도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앰배서더는 '우리 브랜드의 이 제품을 이런 사람들이 사용한다'라는 점을 특히 강조합니다. "이 가방 제니가 이번에 출국할 때 들었어. 어때 사고 싶지?" 내지는 "이 옷, 민지가 이번 행사에서 입었어. 예쁘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러 명의 앰배서더를 선정해 그들에게 어울리는 다양한 제품을 노출시키죠.

브랜드 광고 모델의 경우에는 브랜드 이미지 전체를 관통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모델의 이미지를 브랜드 이미지 자체에 대입하고 '우리 브랜드는 이런 이미지다'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크게 보면 앰배서더와 비슷한 듯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롯데칠성은 왜 앰배서더라는 점을 강조했을까요. 이는 새로구미의 특성과 무관치 않습니다. 새로구미는 롯데칠성이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하며 만든 구미호 캐릭터입니다. 구미호는 사람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신비한 여우로 알려져 있죠.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인간 여자로 둔갑한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지만, 미녀로만 변신할 수 있는 것만도 아닙니다.

실제 롯데칠성은 새로구미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여성 형태의 캐릭터와 남성 형태의 캐릭터, 동물 형태의 캐릭터를 함께 출원했습니다. 구미호가 여러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여성형·남성형·동물형을 모두 생각한 것이죠. 배우 이도현 씨는 인간 남성 형태를 한 구미호라고 보면 되겠죠.

롯데칠성이 '앰배서더'를 강조하고 새로구미가 여러 모습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처음처럼 새로의 앰배서더는 남녀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발탁될 수도 있겠네요. 제품 특징과 구미호 캐릭터의 특성을 앞세운 참신한 시도가 재미있지 않으신가요? 새로구미가 또 어떤 인간 형태로 둔갑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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