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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꺼지지 않은 '슬램덩크' 열풍···MZ가 열광하는 이유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민지야 놀자

꺼지지 않은 '슬램덩크' 열풍···MZ가 열광하는 이유

등록 2023.03.17 16:14

수정 2023.03.17 16:18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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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현상···불황 찾아오면 과거 추억 회상해동심 일으키는 만화와 만날 때 시너지 효과 ↑"개인 자유와 행복 중시···아낌없는 투자 가능"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 이미지. 사진=NEW 제공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 이미지. 사진=NEW 제공

"왼손은 거들 뿐."

올해 초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소비자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원작 만화를 즐겨본 3040세대는 물론이고, 이를 접하지 못했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으며 영화는 지난 12일 개봉 68일 만에 누적 관객 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기자도 최근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슬램덩크를 봤다. 현실적이면서도 지친 누군가에게 위로와 원동력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특히 매번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했던 기자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평소 어떤 것이든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 과정 속에서 얼마큼의 노력을 해왔건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슬램덩크는 이러한 과정도 하나의 경험과 자산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줬다.

업계에선 슬램덩크 열풍이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힘든 시기가 다가올 때면 과거의 향수와 따뜻하고 즐거웠던 추억·문화를 찾게 되고, 이는 곧장 소비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즉, 복고주의의 소비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복고현상은 동심을 일으키는 만화 캐릭터와 만날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창출한다.

최근 슬램덩크와 더불어 과거에 흥행했던 애니메이션인 '세일러문', '도라에몽',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인기가 커진 점도 이러한 양상을 뒷받침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가 마주한 현실이 좋지만은 않다"며 "직업적으로나 경제적 안정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이러한 작품들로 하여금 위로를 받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결혼을 늦게 할 뿐만 아니라 결혼을 했어도 자기에게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현재 MZ세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이라며 "나를 즐겁게 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돈과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 이미지. 사진=NEW 제공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 이미지. 사진=NEW 제공

이 때문에 유행에 민감한 유통업계는 슬램덩크 마케팅으로 분주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는 한정판 유니폼과 피규어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이 매장에선 하루 평균 1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소성이 있다는 특성을 이용해 웃돈을 붙여 되파는 '리셀(재판매)' 현상까지 등장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한 와인과 만화책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했다. 옥션도 '2023 만화쇼'를 통해 슬램덩크와 원피스, 귀멸의 칼날 등 인기 만화책 판매에 나섰다.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자 이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앞세워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 개봉 자체의 영향도 있지만, 슬램덩크의 기존 마니아층과 상징성이 더해졌다"며 "워낙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터라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러한 마케팅은 미디어소비 컨텐츠의 일환으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 등의 컨텐츠가 소비로 이어지는 현상"이라며 "트렌드를 반영해 고객이 원하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몇 년간 이른바 '노 재팬(NO JAPEN)'으로 인해 소비자는 일본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유통업체들은 판매하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일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문화를 다시금 즐기기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모노리서치를 통해 청년세대(총 626명)를 대상으로 '한일 관계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가진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중 42.3%(20대 44.7%, 30대 39.7%)로 집계됐다. '부정적' 인상을 가진 응답자 17.4%(20대 14.3%, 30대 21.0%)와 비교하면 2.4배 가량 많은 수치다.

더불어 일본에 대한 청년세대의 호감도도 10점 만점에 절반 이상인 5.72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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