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에 책준형 사업 리스크 커져차입형, 리츠, 토큰형증권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부동산 경기 침체 원인...사업 다변화 노력해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신탁사들이 기존 책임준공확약 관리형(책준형) 토지신탁 비율을 줄이고 차입형 토지신탁과 리츠, 토근형 증권, 부동산펀드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 시키고 있다. 이는 책준형 토지신탁에 대한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부동산 신탁사들은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책준형 토지신탁에 사업을 집중해 왔다. 2016년께 책준형 상품은 하나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 등 이른바 은행계열 신탁사를 중심으로 시작해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말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15조8624억원인 반면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 1조1064억원이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건축물 준공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을 부담하고 관리하는 상품이다. 부동산신탁사는 시공사가 건축물의 책임준공 의무를 준공 기간 내에 이행하지 못하면 금융비용 등을 책임져야 한다. 또 시공사가 부도가 나면 채무를 대신 갚거나 새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과거 신평업계는 책준형 토지신탁의 경우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자 책준신탁 사업 리스크도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시공사 부실 위험이 부동산신탁사로 전이될 경우 위험 수준 및 대응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책준형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책준형 사업의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보유 자기자본 대비 사업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난해 이후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 현장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단지 규모가 작고, 주로 지방에 있어 수요층이 얇다. 따라서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이행하기 위해 신탁자산(신탁고유계정)에서 공사비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현재 부동산 신탁사 중에는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위변제(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에 관한 권리가 변제자에 이전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기한을 지키지 못한 이유는 공사 원가가 급등한데다가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시행사와 시공사가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부동산 신탁사들이 책준형 토지신탁 비율 조정에 나섰다. 공사비 급증, 금리 인상 등으로 중소 건설사의 경영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지는 만큼 책준형 토지신탁에 대한 우발채무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서다.
하나자산신탁의 경우 신탁 포트폴리오를 기존 책준형 토지신탁에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진 차입형 신탁 수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하나신탁은 기존 차입형 사업 비중이 낮은데다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차입형 상품 확대로 인한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다각화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인해 올해 업계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코람코는 신탁사업 비중을 줄이고, 리츠 사업과 부동산 펀드 등의 비중을 조절한 것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사업장에서 쌓였던 리스크 비용을 해결하는데 집중해 영업비용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자산신탁은 기존 비토지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벗어나 PFV와 SPC, 리츠 등 금융기법을 활용해 출자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에이파크개발과 과천지산옥타, 고덕강일10 등 PFV와 유에이오(협력사), 청연도시개발(SPC) 우리로지스(리츠)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한국토지신탁은 가상자산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 토큰 증권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부동산 신탁사들이 집중해왔던 신탁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상황에 맞춰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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