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비수기에도 일제히 흑자전환···수요·운임 동시↑에어부산 이익률 1위···3분기에도 역대 최고실적 예고증편 및 신규취항 가속···신규 항공기 확보 경쟁도 치열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액(별도기준) 3698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6% 급증했고, -55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한 뒤 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역대 2분기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다. 제주항공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92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했던 2019년 기록을 뛰어넘었다.
에어부산은 올해 2분기 LCC 업계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에어부산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3억원, 339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에어부산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2019년 대비 51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7.1%에 달해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성장한 모습이다.
티웨이항공도 2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내며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액(2861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했고,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6449억원)과 영업이익(1023억원)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진에어도 올해 2분기 매출액 2590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올리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진에어는 올해 누적 매출액 611억원, 1027억원을 달성하면서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LCC 업계의 이 같은 호실적은 리오프닝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이 밑바탕이 됐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눌려있던 여객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점이 LCC 업계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에어부산을 빼면 대부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비수기인 2분기에 적자를 탈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LCC 업계는 올해부터 일본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운항을 재개해 왔다. 노선 복항은 물론이고 신규 취항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운항 편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도 항공기에 빈 좌석이 남지 않을 정도로 항공권이 잘 팔리고 있다"며 "업계 전반에 걸쳐 항공기를 추가 가동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지 않아 항공사들이 여객판가(운임)를 높일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4~5월 인천공항 국제선 이착륙 편수는 4만4478회로, 전년 대비 73.7%나 급증했다. 항공사들의 운항 재개에 따른 급격한 공급 증가에도 편당 승객수는 평균 188.5명에 달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 개장 초기인 2001년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올해 상반기 부산발 일본노선은 평균 탑승률은 90%대에 달했다. 부산발 동남아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80%대지만 2019년 상반기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지난해 A330-300 대형기 3대를 도입한 티웨이항공은 인천~시드니 정기노선 취항 후 평균 85% 이상의 탑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수요가 넘쳐나고 있지만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LCC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들은 약 10%가량 항공기 수를 줄였고, LCC만 놓고 보면 14.9%나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리오프닝 이후 보잉과 에어버스의 신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에 따른 여객 운임의 상승으로 LCC 업계의 높은 수익성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LCC 업계는 하반기 성수기를 맞아 국제노선 다변화 전략을 통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지난 6월부터 인기 노선 증편과 신규 취항, 지방발 공급 확대 등으로 넘쳐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중이다.
노선 다변화와 더불어 신규 항공기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항공기 재를 줄이지 않은 티웨이항공은 올 하반기 B737-800NG 2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2분기 여객기 2대를 추가한 제주항공도 하반기에 여객기 2대와 화물기 1대를 더 들여오기로 했다. 올해 들어 3대를 추가 도입한 이스타항공도 연말까지 총 8대 규모의 기단을 구축할 방침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고질적인 적자를 겪었지만 올해는 견조한 여객 수요와 높은 운임이 어우러지며 국내 LCC 상장사 모두 흑자를 냈다"며 "일본 및 동남아 노선 운항편 수가 코로나 이전의 90~100%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3분기에는 성수기 진입으로 500~7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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