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만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선 광고업황 침체 여파로 네이버를 포함한 대다수 플랫폼 사업자들이 올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다. 이들 수익 대부분이 광고 투자로부터 오는데, 한번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되살아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검색 플랫폼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줄이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성장세가 꺾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우리나라 대표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의 역성장 역시 불 보듯 뻔한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매출 4조6883억원, 영업이익 703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20.5%, 10.2% 증가하는 등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경기 영향에 크게 흔들릴 것이라 관측됐던 서치플랫폼마저도 상반기 매출로 1조7622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다. 검색광고 역시 분기마다 5%대 성장률을 나타내며 선방했다. 그간의 성장세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수치지만 위기를 딛고 얻은 성과란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이 기간 네이버는 사업 다각화에 특히 비중을 뒀는데 실제로 올해 상반기 ▲커머스는 전년 대비 44.7% 오른 1조2388억원 ▲핀테크는 15.3% 오른 6579억원 ▲콘텐츠는 17.7% 오른 8317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커머스·핀테크 매출 합이 서치플랫폼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커머스도 서치플랫폼과 마찬가지로 광고 수익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 상반기 광고 매출로 54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도 대비 2%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브랜드스토어와 크림(KREAM) 등의 매출이 잡히는 중개 및 판매 매출 부문에서 상반기 6132억원의 수익을 창출, 작년보다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해당 사업 매출을 견인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 둔화에도 거래액을 늘린 것 역시 커머스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은 23조5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7.5% 증가했다.
늘어난 거래액은 핀테크 매출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핀테크 부문 매출의 상당 부분은 브랜드스토어·스마트스토어 등 커머스 거래액에서 파생된 결제액으로 이뤄져 있어서다. 핀테크의 상반기 결제액은 28조원으로 작년보다 16.4% 증가했다.
물론 올해 상반기 핀테크 매출 성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삼성페이와의 연동으로 인한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순 없다. 해당 협업으로 전국 300여만개 삼성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협업 첫날 10만 초반 대에 불과했던 네이버페이 일간 활성화 이용자수(DAU)는 한 달만에 25만을 넘어서는 등 상반기 매출 신장의 밑거름이 됐다.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클라우드 부문은 오는 24일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시작으로 수익 모델들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망이 밝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검색, 커머스 등 다양한 부문에 해당 기술 도입할 뜻을 밝혀온 터라 곧바로 수익을 거두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에선 기대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많은 기업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당면 과제로 목표하지만 성공 사례는 흔치 않다. 더구나 주된 매출원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다른 사업에 무게를 두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 우리나라 대표 '검색 플랫폼'에서 대표 '종합 플랫폼'으로 진일보한 네이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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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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