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당기순익, 2년 전 대비 급감 중소형 4개사 증가 충당금, 457억원 불과해 본PF 부실시 증권업 전반에 대한 부담 우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의 경우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으며 혹시 모를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이마저도 버거운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PF 비중이 큰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0~466억원에 불과하다. 부동산PF가 활황이었던 지난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당시 해당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865~946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다올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1055억원을 달성하며 체면을 차렸다.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장기전으로 돌입한 부동산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의 이익을 줄이고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의미한 숫자라고 보긴 어려운 부분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을 62%(350억원) 늘렸다. 교보증권의 경우 전년 말 32억원이었던 대손충당금이 109억원으로 증가했다. 다올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이 92억원에서 132억원으로 44%가량 늘었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472억원에서 462억원으로 2.1% 줄어들었다.
4개사의 대손충당금 증가금을 합산하면 반년간 457억원이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늘린 대손충당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550억원이었던 대손충당금을 지난 6월 기준 1047억원까지 늘렸다.
충당금 추가 확보가 어렵게 되자 증권사 관련 부서들은 기존 계약이 파기되지 않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비가 부족하다면 위기 자체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부실대한 우려를 진화한지 얼마 안돼 서울 용산에서 진행중이던 상업시설 개발이 브릿지론 연장 무산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처리되면서 '부동산PF 9월 위기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규 계약을 맺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계약까지 무산되는 경우가 증가한다면 중소형사는 생존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규 계약 성사를 위해 분주했다면 지금은 기존에 맺은 계약 연장 만기 연장에 모든 인력이 투입되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버티고 있지만 다음 만기는 어떻게 해야할지 갑갑하다"고 말했다.
브릿지론보다 더 큰 문제는 본PF의 부실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릿지론과 달리 본PF는 전체 PF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에 본PF 부실화는 증권업 전반에 분명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라며 "준공 후 미분양이 상승하지 않으려면 준공이 완료되는 시점에 분양에 대한 수요가 회복돼야 하는데 국내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가 나타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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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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