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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뽑을 땐 최고대우 약속하더니···직원 무시하는 무신사

오피니언 기자수첩

뽑을 땐 최고대우 약속하더니···직원 무시하는 무신사

등록 2023.10.13 13:01

윤서영

  기자

reporter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단기간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우뚝 선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커지는 회사 규모와 달리 직원들을 향한 속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5월부터 주 2회 재택근무를 기본적으로 하되 부서별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대면+원격 병행) 근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도 함께 운영 중이다. 이러한 새로운 근무 환경과 행태는 무신사의 대표 복지로 떠오르며 직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기 충분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취준생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가진 무신사가 이들이 원하는 최고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복지를 적극 내세웠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근무제도 도입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덩달아 높아지게 만들었고, 회사의 외형을 급속도로 확대시키는 성장 동력 중 하나로도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연결 기준 무신사의 매출은 7083억원으로 전년(4613억원) 대비 53.5% 증가했다.

그런데 최근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든 무신사가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내세웠던 '당근'과도 같던 제도를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내부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사내 복지 제도를 보고 적은 연봉에 입사한 직원들의 불만은 더욱 거셌다.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인 숙박·여가 플랫폼 야놀자도 지난 4월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지속 실시해 오던 '상시 원격근무제(재택근무)'를 폐지,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내부 반발이 일기도 했다. 무기한 원격 근무를 파격적인 복지 혜택으로 내세우던 회사 측의 제도 변경이 직원 혼란을 가중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업무수행 방식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직접적인 소통에 대한 부재도 존재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선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들 기업이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던 그 뒷배경에는 언제나 임직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때는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며 현행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던 기업들의 갑작스러운 근무 방식 변경·폐지 수순은 임직원들에겐 업무 강도를 높이려는 회사의 부정적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던 그때처럼 하루빨리 이 난관을 헤쳐 나가 더 큰 성장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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