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이자, 분양가에 묻지마 청약, 영끌 사라져서울 분양단지도 커트라인 20점대로 확 내려비싼 단지는 경쟁률 높아도 계약 포기 속출
우선 청약 시장의 가라앉은 열기는 청약 당첨 가점에서 나타난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최저 당첨 가점은 9월 62.6점에서 10월 51.6점으로 10점 이상 떨어졌다.
실제 이달 분양한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 당첨선은 27점(84C형)까지 떨어졌다. 동일 타입 최고 가점도 43점에 불과했다. 또 전달 분양한 강동구 '천호역 마에스트로' 역시 최저선이 22점을 기록했으며, 동대문구에 공급된 '이문아이파크자이'도 84㎡ D형 커트라인이 32점, 39E형은 35점에 커트라인이 형성됐다. 기존 서울 외곽지역 커트라인이 40~50점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미뤄보면 당첨선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이다.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에 따라 산정된다.
청약경쟁률도 낮아졌다. 지난달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24.8대1로 9월(77.0대1)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계약 포기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공급된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는 지난 11~12일 미계약 2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단지는 청약경쟁률 평균 59.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을 기록했지만, 일반물량 168가구의 약 16.1%에 달하는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공급하는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단지도 9월 말 분양 당시 평균 7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지만, 막상 전체 물량의 28%가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도 일반분양 190가구 모집에 2776명이 몰리며 1순위로 마감했지만, 당첨자의 38%가 계약을 포기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금리 상승 탓에 금융 부담이 커진 가운데 고분양가 단지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픽스는 2개월 연속 상승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 주담대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양가는 올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0월 말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974만4000원을 기록했다. 3.3㎡당으로는 3215만5200원이다.
이는 전월(㎡당 969만7000원) 대비 0.48%, 전년 동월(㎡당 850만3000원) 대비 14.6% 상승한 금액이다. 10억원 기준 1년 새 1억4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몇 달 사이 공급된 단지가 전 단지보다 1억~2억원가량 비싸게 공급되는 일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지 청약시장에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자는 오른 이자 비용과 원자잿값을 모두 분양가에 산정할 것이고 계속 오르는 분양가에 수요자들의 접근성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본부장은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된 단지 아니고서는 주요 지역도 청약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공급자와 수요자 간 원하는 가격 괴리가 심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던지 정책금융상품이 나오지 않는 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듯싶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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