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분담액 순이익 기준될듯KB·신한·하나금융 부담액 클 전망연합회 "은행권 TF 거쳐 확정할 것"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연합회를 중심으로 상생금융 부담 규모를 논의 중인데, 17개 은행들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분담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체 지원 금액, 방식 등 아직 구체적인 사항들은 추후 업계간 조율을 거쳐 정해나갈 예정이지만 분담 방식에 대해서는 17개 은행사들이 전체 금액을 동일하게 나눠 부담하기 보다 순이익 규모에 따라 나누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방식을 따르게 될 경우 이익 규모가 큰 KB·신한·하나금융이 가장 많은 부담을 하게 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생금융 지원금액 분담을 은행들의 순이익 기준에 따라 부담하는 방식으로 얘기되고 있다"며 "이자이익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대한 얘기도 나오지만 현재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연합회가 은행권 전체 순이익 중 은행별로 차지하는 비율을 정하게 되면 해당 비율에 따라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그 중 KB·신한·하나금융이 아무래도 가장 많은 부담을 하게 될테고, 비율이 결정돼야겠지만 3개 금융사들이 총 지원액의 약 16%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들이 상생금융을 위해 쓰게 될 총 금액이 얼마일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 수장들이 지난 20일과 27일에 걸쳐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들과의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횡재세를 언급했고 업계는 이에 최소 2조원이 되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금액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횡재세와 관련된 법안들이 나와있는데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감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비추어볼때 사실상 횡재세를 기준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횡재세는 야당이 발의한 법안으로 금융사 초과이익의 최대 40%를 부담금 형태로 징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하면 약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기여금으로 내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생금융 지원 규모가 최대 2조원이 될 것이라 보는 이유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약 16조원에 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이익의 약 10%를 상생금융 지원액으로 내야할 수 있다.
여기서 업계 전체가 총 2조원의 상생금융 규모를 지원하고 KB·신한·하나금융이 이중 16%를 책임지게 된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적어도 전체의 약 1/6 규모인 3200억원 이상을 도맡아야 한다는 관측이다.
순이익 기준으로 분담할때 지난해 말 실적을 기준으로 할지, 올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할지도 주목된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순이익 규모를 따져보면 지난해 말은 신한금융이 4조6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금융그룹을 차지했다. 다만 올해는 KB금융이 1분기부터 순이익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KB금융은 누적 4조3704억원을 거두며 리딩금융그룹을 탈환했다.
즉, 언제를 기점으로 가져갈지에 따라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더' 부담하게 될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이자이익을 상생에 쓰겠다는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춰 이자이익 순으로 분담금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은행권을 향해 상생금융의 압박이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 이후다. 올초에도 정부 및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이자장사 행태를 비판하며 상생금융을 압박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재차 압박에 나선 것이다.
전날도 김 위원장은 은행장들과 만나 "은행은 국민들이 어려울때 같이 있어주는 조직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상생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행권의 상생금융안은 금융당국이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내달 중으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조만간 은행권 TF를 꾸려 회의를 진행, 구체적인 방안들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원대상 확대여부, 지원 방식, 은행간 분담 규모 등 상생금융 방안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추후 은행권TF를 거쳐 정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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