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두산·HD현대, 홀 중심에 대형 전시부스 마련관전포인트는 AI와 로봇···다양한 체험기회로 관람객 호평베트남 빈페스트는 전기차로 관심···다양한 충전기술도 전시
지난 10일(현지시간) LVCC 웨스트홀은 이른 아침부터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올해는 국내 기업의 참가 수가 늘었고, 기조연설에 국내 기업인 HD현대가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 이번 CES 2024에 참가한 전체 업체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500여개에 달한다.
이곳 웨스트홀엔 주로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의 부스가 차려졌는데, 국내 대기업들의 부스는 가장 눈에 잘 보이는 자리에 위치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CES 주최사인 CTA의 회장인 게리 샤피로는 CES 개막 전 참가국 중 유일하게 한국에 방문해 "CES 2024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한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HD현대·두산, AI·로보틱스 기반 중장비 선보여···미래 방향성 제시
전체 부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HD현대와 두산이다. HD현대는 미래 건설현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VR트윈을 운영해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고, 두산은 부스 전면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을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3년 연속 CES에 참가한 HD현대는 이번 CES에서 미래의 무인 자율화 건설현장의 모습을 구현했다. 주요 전시물인 4.5미터 크기의 무인 굴착기를 비롯해 미래 건설 현장에 적용될 다양한 스마트 건설 솔루션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HD현대는 관람객들이 미래 건설현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HD현대는 약 3000㎞ 떨어진 애틀랜타의 휠로더(공사 현장에서 흙·모래 등을 퍼담아 옮기는 장비)를 원격조종하는 시연을 선보였고, 관람객들에게도 시뮬레이터를 통해 휠로더를 운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HD현대 관계자에 따르면 개막일 첫 날 하루에만 1만5600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이 HD현대 부스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부스에서는 각종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해 작업하는 로봇 솔루션과 무인‧전기 소형 중장비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특히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던 전시물은 표정을 분석해 그에 맞는 칵테일을 제공하는 협동로봇이다. 이날 두산 부스를 찾은 박정원 회장은 경영진들과 함께 로봇이 만든 칵테일을 시음하며 AI 기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 S-A2, 모비온 스타 등극···스티비 원더 깜짝 방문도
웨스트홀에 부스를 꾸린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HL만도는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AAM(미래항공모빌리티),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대거 전시했다.
웨스트홀의 주요 전시물 가운데 최고의 스타는 슈퍼널의 차세대 기체 'S-A2'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실증차 '모비온'이었다. 컨벤션센터 외부에 별도로 차려진 슈퍼널 부스에서 공개된 S-A2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CES에 함께 참여한 중국업체들과 차별화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AAM 법인인 슈퍼널은 오는 2028년 S-A2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실증차 '모비온'을 시연하며 웨스트홀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기술인 e코너시스템을 탑재한 모비온은 360도 제자리 회전, 크랩주행, 대각선 주행 등을 선보였는데, 마치 빙판 위의 피겨선수의 연기를 보는 듯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프라이빗존을 따로 마련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수주 가능성을 넓히는데 집중했다.
현대차는 완성차기업이지만 과감하게 자동차를 빼고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으로 부스를 채웠다. 특히 이날 현대차‧기아 부스에는 월드스타인 스티비 원더가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인 스티비 원더는 약 45분간 현대차‧기아 부스에 머무르면서 전시된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만져보고 탑승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빈페스트는 전기차, 벤츠는 SW···KGM 도입한 무선충전기술도 전시
이곳 웨스트홀에서는 국내 대기업 이외도 다양한 국가의 업체들이 부스를 꾸리고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페스트는 전기 픽업트럭인 'VF 와일드'를 공개했다. 빈페스트의 판매 시장은 아직 넓지 않지만, 나스닥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설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모빌리티 업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CES에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다양한 자동차 디지털 기술을 선보였다. 콘셉트 CLA 클래스를 북미 최초로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는 현대차그룹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길 안내와 주행 보조 기능을 결합한 MBUX 서라운드 내비게이션과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MBUX 가상 어시스턴트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업체들도 웨스트홀에 대거 부스를 꾸렸다. 특히 미국의 무선충전 기업인 와이트리시티는 자사의 무선충전 기술을 입힌 KGM 토레스 EVX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CES 현장에서 만난 강성기 와이트리시티 한국지사장은 "와이트리시티는 1300여개에 달하는 무선충전 특허를 갖고 있다"며 "무선이지만 충전효율은 일반 완속충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KGM은 이 같은 무선충전 기술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토레스 전기 픽업트럭에 선제적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이후 시장 반응과 수요를 지켜본 뒤 토레스 EVX 등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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