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임종윤 사장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미약품그룹과 OCI의 통합 계약은 명백히 위법 소지가 있다"며 "계약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임 사장이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할 것을 공식화한 셈이다.
임 사장은 2010년부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미언스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며 2020년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이 별세 할 당시만해도 한미약품 유력 후계자로 거론됐다. 그러나 임 창업주 별세 후 임 사장의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되며 후계 구도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송 회장은 임 사장이 이끌던 한미사이언스에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에 참여했고, 2년 후에는 단독 대표가 됐다. 한미사이언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임 사장은 사내이사 명단에도 제외됐다. 그는 이 때부터 여러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을 얻으며 경영권 분쟁에 미리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임 사장이 이날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을 공식화한 만큼 여러 방안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각각 9.91%, 10.56%를 가지고 있다. 임 사장이 동생 임종훈 사장이 자신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임 창업주와 인연이 깊은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같은 편으로 끌어오는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임 사장 측 또한 신 회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지속적인 소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두 형제 연대에 가세할 경우 송 회장(11.56%)과 함께 이번 통합을 주도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10.20%), 이들의 우호 지분으로 꼽히는 가현문화재단(4.90%), 임성기재단(3.0%) 측과 지분율이 비슷해진다.
여기에 임 사장은 코리그룹을 통한 지분 확보도 추진할 전망이다. 최대 지분 확보 목표는 51%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임 사장은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한미사이언스가 OCI를 대상으로 한 2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3자배정 유상증자가 경영권 매각이 목적일 경우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분쟁 당시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처분 신청에 막힌 사례도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약품그룹은 이날 사내망을 통해 "OCI그룹과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며 "대주주 가족 간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통합이라는 큰 명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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