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400억달러 목표건설사 신용등급 하락 전망에 신규 수주 제약PF 확산 우려에 상반기 해외수주 위축 전망도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을 40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정부는 목표로 삼은 35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쟁 등 악순환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원팀코리아'를 내세우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네옴시티 등 중동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에 나섰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우리나라 해외수주액은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을 천명했다.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데다 부동산 PF 리스크 우려에 사업을 진행하는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해외사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외사업 특성상 초기에 투자 자금을 일으켜야 하는데 부동산PF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자금난이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유동성 악화로 인해 사실상 해외사업 수주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건설업계의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책정하기 시작하면서 건설사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지난달 27일 '건설업 단기등급 정기평가 결과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GS건설,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변경했다.
한신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건설사 20여곳 중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곳은 GS건설(A+), 롯데건설(A+), HDC현대산업개발(A), 신세계건설(A) 등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부정적' 전망을 보유하고 있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예상된다.
건설사 신용등급 하락 전망은 해외수주 목표액 400억달러 달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가 해외사업 수주에 있어 신용 평가에 의한 보증서 발급 자체도 쉽지 않은데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 사실상 신규 수주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상 해외시장에 자리를 잡은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선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 지원도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중동에 직접 방문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장으로 '원팀코리아'를 내세우는 등 중동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에 나섰다. 반면 올해 원팀코리아 해외 일정은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총선 이후에 건설사 워크아웃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건설사들이 상반기 적극적인 해외수주 활동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해외사업이 초기 자본이 들어가다보니 PF리스크에 대한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건설사 신용등급이 떨어지게 되면 추가 자본 등 금융비용이 늘어나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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