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전기차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험난한 출발을 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보도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업체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4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는 이를 저렴한 신차 개발·생산에 따른 불가피한 과정으로 설명했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신차 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 역시 도전적일 것이라고 전망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더해 스웨덴의 전기차 업체인 폴스타 역시 지난 26일 "어려운 시장 여건"과 내년 판매량 감소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인력의 15%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포드자동차는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또 미국의 대형 렌터카 업체인 허츠는 지난 11일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의 약 3분의 1을 매각하고 내연기관 차량으로 교체한다고 선언했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전기차 애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크레어는 올해 첫 3주 동안 자동차 소매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 확대 속도가 느려졌다면서 이는 미 연방 정부의 배터리 관련 규제로 인해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이 올해부터 줄어든 것도 일부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 딜러들도 올해 전기차 판매에 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5일 미국의 약 5천개 자동차 매장을 대표하는 딜러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기차 전환 정책을 서두르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전기차 재고가 쌓여가고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전기차의 미래에 대한 대통령의 신념을 공유하지만, 우리는 도로가 준비되기 전에 그 미래를 향해 가속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기차 공급 측면에서는 테슬라 외에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현대차·기아가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으며, 최근 판매 시장을 유럽 등으로 크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가성비' 높은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제치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미국에서 5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는 그 수가 약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성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견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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