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온라인 가입 한 자릿수, 다른 업계와 차이 커복잡한 상품구조·신회계제도, 비대면 영업 걸림돌보험사 다이렉트·온라인 강화, 조금씩 비중 늘어
보험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2024년 보험산업 과제: 모집시장의 효율성 및 고객가치 제고' 리포트에 따르면 인터넷·모바일 등을 활용한 보험상품 가입 비중은 2021년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각각 0.6%, 6.2%로 은행업(74.7%)이나 금융투자업(83.6%) 비대면채널 비중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보험료 수입에서 비대면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2.1%, 2분기 1.6%, 3분기 1.3%로 꾸준한 내림세다. 지난해 3분기 수치는 2022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비중보다 0.2%포인트 감소했으며 이는 코로나 종식 후 대면 채널이 활성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손보사와 생명사 모두 GA 채널 판매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다. 보험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보험판매 채널 가운데 GA 비중은 지난해 6월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각각 36.2%, 48.2%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각각 14%, 5% 넘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법인보험대리점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위 5개 GA의 설계사 수는 지난해 6만6213명에서 2023년 7만3000명으로 10% 넘게 늘었다. 점포를 통폐합하며 오프라인 영업망 축소에 나선 은행이나 증권사와는 상반되는 추세다.
보험업계에서는 여전히 대면영업이 강세인 이유로 소비자 니즈가 부족한 것을 꼽는다. 보험사업은 전통적인 인지사업으로 상품구조가 복잡하다는 인식이 있다. 온라인·디지털 채널로는 소비자가 혼자서 각종 특약 등을 따지고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는 상품에 가입하기 쉽지 않다. 비대면 보험 시장이 자동차·휴대폰 보험 등 소액, 단기 상품 위주로 돌아가는 이유다.
또 지난해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대면영업 경쟁에 불을 붙였다는 진단도 있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이 보험사 핵심 이익지표가 됐기 때문이다. 비대면 보험 시장에서 팔리는 단기 상품은 CSM 확보에 불리한 관계로 보험사들은 종신보험과 암보험 상품 등 장기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보험사는 비대면 채널 확대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대형 손보사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내세워 다이렉트 채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은 높은 할인율을 바탕으로 다이렉트 보험 확대에 나섰다. 출시 첫해인 2021년엔 자동차보험 1개만 판매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화재·재산·여행 등 20여개의 상품을 추가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앱 가입자 수 120만명을 넘겼다.
이외에 현대해상 '현대해상 다이렉트', KB손보 'KB손보+다이렉트 앱', DB손보 'DB손해보험' 등이 펫보험과 자동차보험, 여행보험 등 단기보험 위주로 상품을 판매하며 경쟁 중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손보사들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5조62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9% 증가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지난해 3분기까지 CM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원수보험료는 2조34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늘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등 5대 대형 생보사 역시 온라인 전용 상품 등을 내세워 CM채널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플랫폼 모니모를 통해 전용 미니보험을 출시했으며 보험금 청구 시스템을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2년 보험·대출·펀드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을 내놓은 이후 CM채널에서 판매하는 보험 종류를 늘리고 있다.
이외에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등은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CM채널 영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생보사들이 CM채널로 거둬들인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1184억4400만원으로 5년 전인 2019년 상반기(114억5100만원)와 비교하면 934.3%(1069억9300만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렉트 채널 판매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고 금융당국에서 온라인채널에 대한 성장을 독려하고 있는 건 맞다"라면서도 "비대면으로 팔리는 상품과 대면으로 팔리는 상품엔 차이가 있어서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단기간에 비대면으로 전환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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