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최 콘퍼런스 'GTC 2024' 개최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참석···신제품 공개양산 및 공급 나선 'SK', 최대 용량 내세운 '삼성'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8일~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주최 콘퍼런스 'GTC 2024'에는 참석하고 HBM 5세대 HBM3E 신제품들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HBM(1세대), HBM2(2세대), HBM2E(3세대), HBM3(4세대) 순으로 개발됐고 현재 시장은 5세대인 HBM3E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3월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게 공급하게 됐다"며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점유율 3위에 머물던 마이크론이 4세대(HBM3)를 건너뛴 채 5세대 HBM3E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자사가 지난 1월 이미 초기 양산을 시작했던 바 있으며 공급을 전제로 한 대규모 양산에 돌입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HBM 5세대에서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HBM3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할 정도로 강자의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빅테크 기업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엔비디아와의 굳건한 협력 관계를 구축 중이다. 그간에도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샘플 인증 절차를 통과해 HBM3를 납품해 왔고 이번 HBM3E 역시 엔비디아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제품 고객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사실상 엔비디아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 부스에 12단 HBM3E 샘플을 전시하며 최대 용량을 앞세우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세계 최초로 경쟁사들의 8단보다 D램을 더 쌓아 올린 HBM3E 12단(12H)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었고 그 실물을 이번에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HBM3E 12H는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를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열 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Advanced TC NCF)' 기술로 12단 제품을 8단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구현해 냈다.
SK하이닉스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전시 부스에 HBM3E 12H 실물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12단 제품도 JEDEC 표준 규격에 맞춰 8단과 같은 높이로 구현할 것이며, 고객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제품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4세대인 HBM3도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HBM3E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양산 경쟁은 밀렸으나 12단 개발로 치고 나가 판도를 흔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차후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될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GTC 2024' 행사 둘째 날 미디어 간담회에서 '삼성의 HBM을 사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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