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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돌아온 제약바이오 '훈풍'···'성숙기' 대비해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돌아온 제약바이오 '훈풍'···'성숙기' 대비해야

등록 2024.03.21 08:01

유수인

  기자

reporter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시장에 해빙기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 '짐펜트라SC', GC녹십자 '알리글로', 휴젤 '레티보' 등 잇따른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 알테오젠의 미국 머크(MSD) 독점 계약, 레고켐바이오, LG화학, 넥스아이 등의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 등이 이어지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전 세계에서 입증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거란 기대감도 나오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간 많은 바이오텍이 자금난으로 인해 개발 중이던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인력까지 내보내며 뼈아픈 고통을 겪은 터라 이런 소식은 '가뭄 속 단비'일 수밖에 없다.

다만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또 언제 어떤 이슈로 진통을 겪을지 우려도 된다.

그간 사례를 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신라젠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관련 주가조작 의혹, 헬릭스미스의 임상 실패 등 일부 기업의 이슈가 전체 제약바이오 업계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고, 시장은 암흑기를 맞아야만 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낮은 이해도, 투기성 투자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탓이다.

다행히 이러한 과도기를 겪으면서 최근에는 기술이전, 임상 단계 진전 등의 호재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는 경우가 줄었지만 악재에 민감히 반응하는 경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에 신뢰도 문제만큼은 모든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신뢰도 제고에 있어선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끌어 온 1세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2006년 설립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 적극적 투자 유치 등의 실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때 시총이 4조원이 넘었던 헬릭스미스는 임상 실패, 경영진 리스크 등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1999년 설립한 제넥신도 지금껏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신약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도, 임상이 실패하더라도 그 또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기업이 직접 실상을 밝힌다면 바이오산업에 얽힌 오해들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바이오 태동기부터 수많은 성장통을 겪었던 1세대들이 주주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간의 문제점과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바이오 2세대, 3세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이지 않을까 싶다.

제약바이오 대장주들의 역할도 크다. 최근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임상 실패 루머가 돌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HLB는 해당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낙폭을 줄였으나, 앞서 HLB의 주가가 급등한 데에 따른 회사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HLB는 지난 8일 자사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올해 처방 예상 목록에 올랐다는 보도자료를 냈고, 이후 22%대로 주가가 급등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쓴 바 있다.

PBM에 등재되지 않으면 사실상 미국 내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PBM의 보험 등재 목록에 등재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FDA의 승인을 받아야 PBM 정식 목록에 등재될 수 있어 '시판 예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즉 FDA 허가를 받아야 PBM 등재도 가능하고, 시판 예상 목록에 오른다고 해서 정식 목록에 자동 등재되는 것도 아니기에 '시판 예상 목록 등재' 소식은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100년간 국내 제약산업을 이끌어 온 전통 제약사들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첫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국내 제약업계에 새 이정표를 세운 한미약품 그룹은 오너 경영 기업들의 고질적 이슈인 '경영권 분쟁' 이슈에 더해 공시 위반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미측은 '단순 실수'로 인해 일부 공시 의무 내용이 정기보고서에 누락됐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빼미 공시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회사는 나흘간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18년 2월 14일 장 마감 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임상2상 중단 소식을 공시한 바 있다.

공시는 사업이나 재무 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 경영 전반에 대한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다. 게다가 한미약품은 '글로벌 한미'를 지향하는 기업인만큼 상장 기업이 이행해야 할 기본적 책임과 의무는 철저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K-기업들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기업을 일궈내다 보니 잡음도 있었고,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버블'이 꺼지고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기 위해선 더 이상 허술해선 안 된다. K-제약바이오의 위상은 우리 기업들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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