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8일 한국ESG연구소(KRESG)가 정기주총 시즌 분석 대상 기업 689개사와 안건 4천528개를 조사한 결과, 작년 주주제안 수는 72개였으나 올해는 52개로 줄었다. 전체 주총 의안에서 주주제안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6%에서 올해 1.1%로 축소됐다.
배당에 관한 주주제안이 작년 14건에서 올해 5건으로 대폭 줄었고, 정관변경(17건→12건), 이사와 감사 등 임원 선임(33건→25건) 주주제안도 감소했으나 조직변경과 자본구조 등에 관한 주주제안은 7건에서 8건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JB금융지주와 KT&G, 태광산업, 한미사이언스 등에서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가결됐으며 감사 또는 감사위원 선임 주주제안이 통과된 곳은 DB하이텍, 태광산업 등이 있었다.
삼성물산을 상대로 한 현금배당 확대 주주제안과 대웅에 1주당 0.05주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주총 시즌에서 주요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제안이 잇따라 부결되자 전략을 다양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 추진에 기업들로서도 주주들의 주주환원정책 강화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워 강대강 표대결보다 대화로 풀어가는 쪽을 택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RESG가 작년부터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이전 기간까지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총 66개사(전체 기업 중 9.8%)로 집계돼 전년(27개사·4.1%)보다 크게 늘었다.
분기 및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도 작년 53개사(8.0%)에서 올해 92개사(13.6%)로 증가했다.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배당절차 개선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KRESG는 "점차 기업들이 거버넌스 관련 정책인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고 있음이 확인됐는데 이는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의의를 짚었다.
특히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선 금융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취지와 부합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주주총회 운영 전반에 걸쳐 주주권 존중이 필요하다고 KRESG는 강조했다.
연구소는 "통상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주총회 소집 통지를 주주총회 개최 14일 전에 하고, 주주총회 개최 시기도 특정 기간(2∼3월)에 집중하기 때문에 주주들은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어렵다"면서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정책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주주권이 보다 존중받는 주주총회의 밸류업 수립이 선결돼야 한다"고 했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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