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고유가·고환율 시황 돌입···올해도 수출감소세 지속원자재 가격 상승분 제품가에 반영 어려워···1분기 실적 악화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란의 이스라엘 군사 공격으로 중동지역의 확전 공포감이 커지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긴장감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 속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원·달러 환율 장중 1400원 등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고유가·고환율 시황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6일 배럴당 90.26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78달러 선에 거래됐던 국제유가는 3개월 반 만에 배럴당 약 20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확전될 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쓰는 중동산 원유의 60%는 전 세계 핵심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한나 한국석유공사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대안이 없다. 만약 일시적이라도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 석유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장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데,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도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수익성을 챙기기 위해서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찮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수요마저 살아나지 않아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이미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상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56억 달러로,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수출액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장 올해 1분기부터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79.34% 감소한 1634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지난해 347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만 107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고유가·고환율 현안이 2분기부터 본격화된 만큼 이를 기점으로 석유화학 업계 실적이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로 인한 연간 손실액도 지난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이후 실적이 바닥을 찍고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지금은 불확실해졌다"며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프타 등 가격 인상, 수급 불안 등의 영향을 받아 더 큰 위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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