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매도해 매달 분배금 지급하는 ETF 인기한투자산운용 출시 첫날 순자산 290억원 넘어자산운용사 관련 상품 출시 활발···금융당국 '주시'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투자자산운용은 미국 우량주 500개 기업, 반도체 시가총액, 빅테크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 'ACE 커버드콜 ETF' 3종을 출시했다. 연간 배당 수익률 15%를 목표로 하는데, 이는 동종 상품 중 최고 수준이다. 월 배당 상품으로 매달 15일에 1.25%를 지급할 예정이다.
한투운용은 기존 커버드콜 ETF와 차별점으로 '월중배당'과 만기가 하루인 제로데이트(0DTE) 옵션을 내세웠다. 기존 상품들이 월초나 월말에 배당을 지급하고, 만기가 주·월 단위라는 점을 비틀어 신규 상품을 설계한 것이다. 전날 ACE 커버드콜 ETF 3종의 순자산은 출시 첫날임에도 291억원에 달했다.
분배금을 매월 지급하는 커버드콜 ETF는 보유한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과 콜옵션을 팔아 확보한 자금을 분배 재원으로 삼는다. 일반 배당형 ETF와 비교하면 분배금이 커 괜찮은 수익률을 거두지만, 옵션 프리미엄까지만 이익을 거둘 수 있어 상승장에서는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렵다. 하락장에서는 원금 손실의 가능성도 있다. 구조상 횡보장에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2022년 1222억원에 불과했던 커버드콜 ETF 순자산총액은 2023년 7748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날 기준으로는 2조773억원으로 4개월 사이 3배 이상 불었다. 매달 연금소득처럼 분배금이 지급된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면서 커버드콜 ETF가 투자자로부터 각광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커버드콜 ETF가 인기를 끌자 자산운용사들은 옵션과 투자처를 다양화해 관련 상품을 연일 출시하는 중이다. 2년 전만 해도 6개에 불과했던 커버드콜 ETF는 지난해 5개, 올해 7개가 신규상장해 총 18개로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8종, 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 각각 3종, 한국투자자산운용 3종, 신한자산운용 1종이다. 미국 30년 국채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 커버드콜 ETF도 이달 중 출시를 앞두고 있어 상품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배당+7% 프리미엄 다우존스'는 국내 커버드콜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커 '대장주'로도 불린다. 지난해 6월 상장된 이 상품의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1월 2697억원에서 이날 5606억원으로 4개월 만에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연간 분배율은 7.69%, 배당금은 한 좌당 90원 안팎으로 매달 초 지급되는 중이다.
다만 높은 수익률을 내세운 커버드콜 ETF의 판매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당국은 투자설명서 검토를 거론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발생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이후 시중은행들이 ELS 판매를 중단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커버드콜 ETF가 대체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서다. 현재 은행들은 커버드콜 ETF를 신탁에 편입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ETF는 상품 자체보다 은행 등 판매 채널을 거치면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를 투자자가 직접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거래한다면 불완전판매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커버드콜ETF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한다면 은행 등 판매채널의 요인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point@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