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업익 전년 대비 178%↑LG, 전 분기 통틀어 최대 매출 삼성 '질적'·LG '양적' 성장 이뤄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TV와 가전을 합친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등 부문의 매출액은 13조4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을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DS부문(디바이스솔루션),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크게 4개로 나눠 공개하고 있다. 이 중 DX부문에서는 MX(모바일)·네트워크사업부문 및 VD·가전사업으로 한 차례 더 나뉜다.
가전사업 부문만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LG전자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VD·가전 매출액에서 VD 매출액을 제외하면 대략적인 매출 규모 파악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가전 부문에서 거둔 매출액 규모는 약 6조2500억원으로 짐작된다. 작년(6조6500억원)과 비교하면 6%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고무적인 부분은 영업이익 측면으로 보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VD·가전 등의 영업이익은 5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78.9%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보다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영업이익은 VD 부문만 따로 나오지 않았지만 실적 성장에 있어 가전 부문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생활가전 부문 실적과 관련해 "프리미엄 에어컨, 비스포크 AI 등 고부가 가전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재료비 등 원가 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2분기 역시 올인원 세탁건조기, 하이브리드 냉장고, 물걸레 스팀 살균 로봇청소기 등 비스포크 AI 신제품의 성공적 런칭으로 신모델 판매를 확대하고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에어컨 판매 강화로 매출 성장을 기대했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했던 LG전자는 H&A(생활가전) 사업본부의 매출액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체 매출액 증가에도 기여했다. LG전자의 H&A사업본부 1분기 매출액은 8조6075억원, 영업이익은 940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치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4% 감소하긴 했으나 전년 동기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생활가전사업은 성숙단계로 평가받는 시장이지만 모터, 컴프레서 등 차별화된 코어테크 역량 및 혁신으로 성장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양사 모두 생활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질적인 성장을, LG전자는 양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올해 1분기 실적 공개에서 생활가전 부문 실적에 주목됐던 배경은 양사가 최근 인공지능(AI) 가전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간에도 양사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경쟁을 벌여왔지만 AI가 가전제품까지 스며들면서 'AI 가전'의 선두 주자라는 이미지를 선점하고자 하고 있다. 특히 AI가 생활가전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양사 모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밀어붙이며 다양한 가전제품들에 AI 기능을 탑재해 내놓고 있으며 LG전자는 고객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공감 지능 가전'이라는 컨셉으로 AI 기능들이 담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생활가전 부문의 실적을 비교해 보면 규모 측면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앞선 모습이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모두 마찬가지다. 다만 성장세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한편 양사는 다음에도 AI 가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앞서 실적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공감 지능 가전은 일부 프리미엄 제품에만 한정해 탑재하지 않고 전제 업가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온디바이스 AI 칩과 OS 기반 플랫폼 설계 및 생태계 구축을 통해 스마트홈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가전 전용 AI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AI 칩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공감 지능 가전제품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날 실적발표를 마친 후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AI 가전 시장은 연평균 10% 규모로 성장 전망된다"며 "하반기에는 스마트포워드 서비스를 통한 대규모 언어모델 적용으로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음성기능과 AI기는 고도화에 집중, 차별화된 연결 경험으로 AI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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