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 투자자 해외 주식 215조원, 전년 比 42.7%↑코스피 제자리걸음 걷는 동안 美 나스닥은 신고가연초부터 밸류업 추진됐지만 국내 증시 매력 '뚝'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연초(1월2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외화 주식 결제 금액(매수·매도 결제금액 합계)은 1575억달러(약 215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4억달러(약 151조원) 대비 42.7% 늘었다. 국가별 결제 금액 비중을 보면 미국이 91.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5.6%), 중국(1.3%), 일본(1.0%)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해외 종목 상위 5개 중 3개가 상장지수펀드(ETF)다. 결제금액 규모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의 제일 컸고, 엔디비아, 테슬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거래가 활발해진 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타개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도 국내 증시가 여전히 횡보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발표된 이후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17일 2435.90에서 2700선을 돌파한 지난 7일까지 12.3% 올랐다. 이후 280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2680∼2750 박스권에 갇혀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기업 밸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7일은 전 거래일 대비 35.39포인트 오른 2722.99로 마감했지만,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2685.76까지 내려왔다.
반면 해외 증권시장의 주요 지수들은 전고점을 뚫으며 우상향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올해 초 1만4765.94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1만7019.88까지 15.3% 증가했다. 전날 인공지능(AI) 붐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급등한 영향으로 나스닥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넘었다. 같은 기간 유럽 증시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올해 초 4512.81에서 5030.35로 11.5% 올랐다.
결국 밸류업 도입에도 한국 증시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세제 혜택과 같은 투자자·기업 참여 독려 방안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주식 주가 부양책을 자발적으로 내놔야 하는데, 현재로썬 유인책이 없어 밸류업 도입 효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밸류업 정책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등 세제 혜택을 통해 제도가 시장에 안착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가이드라인 시행에도 증시가 미온적인 건 가장 중요한 독려 수단인 세제 혜택이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올라가지 않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몰려가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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