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다음달 7일 '단체 휴가'로 파업 돌입 반도체 라인 중단시 수백억원대 손실 불가피외국인 투심도 '흔들'···삼전 주가 연일 내리막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오는 6월7일 단체 연차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쟁의 행위에 돌입한다. 이후 24시간 농성을 병행하는 등 단계적으로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삼노는 전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단체 협상 불발에 대한 사측의 책임을 지적하며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전체 직원의 20% 수준인 2만8000여 조합원에게 다음달 7일 동시에 휴가를 쓰도록 하는 '1호 지침'을 내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외부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가 상당한 손해를 감내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복잡하고 긴 프로세스를 거쳐 만들어지는 만큼 기업으로서는 생산 설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며, 잠시라도 멈춘다면 오염 소지가 있는 라인 위의 제품을 모두 폐기해야 해서다.
일례로 TSMC는 4월 대만 화롄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반나절 동안 공장 일부를 세웠는데, 당시 보험료를 제외하고도 약 12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역시 2019년 평택사업장에서 28분간 정전이 발생해 500억원의 피해를 봤다.
증권시장의 반응도 심상찮다. 지난 29일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자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09% 떨어지며 주당 7만5200원에 장을 마쳤고, 이날도 7만4000원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의 매도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전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 425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와중에 외국계 IB의 부정적 리포트도 이탈을 부추겼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와 TSMC, 알칩 테크놀로지스 등이 포함된 '아시아 AI 수혜주 추천 목록'에서 제외시키기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와 달리 AI(인공지능)칩 제조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양산하지 못한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지만 파업 국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외부에선 삼성전자 노사가 서둘러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트렌드와 맞물려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선 현 시점에 불필요한 분쟁으로 실책을 범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물론 파업에 얼마나 참여하느냐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이 2만8000명을 웃돈다고 하나, 상당수는 단체 휴가에 합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져서다. 생산직과 달리 사무직은 업무 환경에 따라 연차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다. 따라서 결원이 생긴다고 해서 업무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일단 사측은 조합원의 동향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또 공정에 따라 일부 직원의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비상 계획을 실행에 옮김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신경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부회장)은 사내 게시판에 공유한 취임사에서 "임직원이 밤낮으로 묵묵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데 저를 비롯한 DS 경영진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히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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