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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MM, 영구채 문제 수면 위···남은 과제는 '재매각'

산업 항공·해운

HMM, 영구채 문제 수면 위···남은 과제는 '재매각'

등록 2024.06.05 07:58

수정 2024.06.05 14:07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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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FI, 1년 9개월만 '3000 선대' 돌파···연중 최고치HMM 재매각 '산 넘어 산'···해수부 "시기 논의 중"산은·해진공, 1000억원 CB 주식 전환···지분율 늘어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제공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제공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 HMM이 해상운임 상승과 재무 건전성 개선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홍해 사태에 따른 영향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여건이 좋아진 만큼 업계에선 지난해 최종 불발된 매각 작업이 언제 시작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000선 뛰어넘은 해상운임···'1년 9개월 만 돌파'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5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044.77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인 동시에, 1년 9개월 만에 3000선 대를 돌파한 기록이다.

이번 운임 상승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중동발(發) 리스크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반발해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을 잇달아 공격했다. 이에 수에즈 운하를 지나던 HMM 등 글로벌 선사들은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를 결정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물류 조짐이 일어났다.

SCFI는 중국 상하이항에서 주요 노선으로 가는 운임들을 평균 낸 지수로, 국내 해운사들의 실적 지표로 꼽힌다. 지난 2022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 병목현상이 일어나 역대 최고점인 5000선을 돌파했다. 다만 같은 해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며 1000선 대를 웃돌았으며, 지난해 1분기에는 평균 969p를 기록했다.

다만 중동발 리스크로 해상운임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HMM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HMM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이슈로 인한 운임지수 상승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강화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HMM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299억원, 4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33% 증가했다.

"또 영구채"···재매각 여전히 '난항'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HMM의 남은 과제는 재매각이다. 앞서 HMM은 지난해 연내 매각을 목표로 인수전을 펼쳤지만, 최종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과의 이견으로 매각이 최종 결렬됐다. 당시 하림 측은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고,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으나 매각 측이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KDB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위해서라도 HMM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HMM의 2대 주주 해양수산부도 올 초 HMM 재매각에 대해 "시기나 방법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재매각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하지만 HMM의 최대주주이자 채권단인 산은과 해진공이 지난달 총 1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최종 결정하면서 재매각 과정의 난항도 예상된다.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율이 기존 57.88%에서 59.1%로 증가하면서다. 이 경우 재매각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채권자의 높은 지분율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 측도 결렬 당시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 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잔여 영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는 시기는 사실상 내년 4월인데, 이 경우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70% 이상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 입장에서는 정부라는 2대 주주를 낀 상태에서 경영권을 쥐기도 힘들기 때문에 선뜻 달려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은과 해진공이 모든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은 72%까지 올라간다. 만일 이 과정이 성립되면 HMM의 몸값은 10조원 이상으로 뛰게 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최소 10조원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매각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재매각이 추진될 경우) 지난 매각과는 다르게 공고를 설계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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