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물가 안정 확신하려면 7월 통방까지 데이터 봐야생활물가는 통화정책으론 부족···구조문제 논의必
이 총재는 18일 오후 한은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연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지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는 완만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물가가 타깃 수준에 수렴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나갈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12월 3.2%를 기록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2.7%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같은 기간 2.8%에서 2.2%로 낮아지는 등 기조적인 물가 지표들도 하향 안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단 물가 안정에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7월 통화정책방향회의까지 데이터를 더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누구의 의견이든 다양하게 듣고 있다. 여러 의견을 바탕으로 책임 기관이 독립적인 판단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독립성 훼손'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우리나라 물가 수준 특징과 시서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의식주 등 필수 생활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60% 가량 더 높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사과·돼지고기·소고기·골프장 이용료·티셔츠·남자 정장 등의 가격 수준은 OECD 국 중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비 역시 평균 대비 20% 이상 비쌌다. 실제 2020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6.4%로 전체 소비자물가(13.7%)를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OECD 평균을 100으로 수치화 할 때 국내 사과(212)·돼지고기(212)·감자(208)·티셔츠(213)·남자정장(212)·골프장이용료(242) 등은 두 배를 웃돌았다. OECD 국가 가운데 통계가 없거나 시계열이 짧아 비교가 불가능한 나라를 뺀 33개국의 순위에서도 한국은 대부분 최상위권에 속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이 높은 원인으로 토지가 작은 탓에 낮은 생산성, 높은 유통비용, 제한적 수입을 지목했다. 비싼 옷값은 브랜드 의류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장과 고비용 유통경로와 관련이 있었다.
반면 공공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았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 EIU 통계상 한국의 공공요금(전기료·수도료·대중교통·우편요금)은 OECD 평균보다 27% 쌌고, 개별 세부 품목 가운데 수도료(OECD 평균 100 기준 58)·전기료(52)·외래진료비(42)·인터넷 사용료(40)는 거의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 총재는 "높은 생활물가는 우리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로 내렸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 위해 어떤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해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며 "정부 부처에서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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