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보고서에서 배제···"최신화 과정서 조정"日 소프트뱅크 측과의 협상 카드 가능성 조명라인야후 경영권 넘어갈 시 소뱅 지분 38.18%
28일 네이버 2023 ESG 통합보고서를 살펴보면 '제페토'에 대한 소개가 전무하다. 네이버가 통합보고서를 공개한 2021년 이래 제페토의 설명을 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G 보고서가 기업의 투자 유치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 주요 서비스 내용이 매년 바뀌다 보니 최신화하는 과정에서 비중에 대한 조정이 있던 것"이라며 "아무래도 올해 초 지분도 정리한 터라, 그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라인야후 사태'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 특히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제페토를 카드 삼아 소프트뱅크 측과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앞서 지난 3월 스노우가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제트 지분 3만559주를 라인야후 계열사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엇글로벌에 매각했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 싣는다. 당시 스노우는 라인플러스에 2706주, Z인터미디엇글로벌에 2만7853주를 각각 넘겼다. 현재 네이버제트의 지분은 스노우(46.83%), 네이버웹툰(3.07%) 외에 소프트뱅크 관계사 ▲소프트뱅크비전펀드(15.13%) ▲SVA 제페토 메타버스(2.45%) 등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A홀딩스 지분 매각 협상에 따라 네이버제트의 주주 구성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 중이다. A홀딩스는 지분 64.5%로 라인야후를 지배하고 있다. 만약 이번 협상에서 A홀딩스 지분이 단 한 주라도 넘어가게 된다면, 라인야후의 경영권도 통째로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제트 내 소프트뱅크 지분도 크게 늘어난다. 기존 소프트뱅크의 17.58% 지분에 라인야후 계열사 지분(20.6%)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합산 지분은 총 38.18%로 당장 네이버가 제페토 운영권을 잃을 수준은 아니지만, 추가 지분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페토는 네이버가 지난 2018년 출시해 글로벌 서비스로 키운 대표적인 성장 사례다. 당시 시장에서 메타버스 열풍이 불자, 네이버는 사업 확대를 위해 2020년 스노우 내 제페토 사업부를 독립법인, 네이버제트로 분사했다. 분사 초기엔 스노우가 네이버제트의 지분 전부를 보유했지만, 2021년 말 소프트뱅크 산하 벤처캐피털(VC)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하이브·미래에셋·YG엔터·JYP엔터 등과 함께 22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구조에 변동이 생겼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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