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소뱅 정기 주주총회···"시스템 분리 시기 앞당길 것"日, 네이버 기술로부터 독립···'라인페이 종료·클로바X 미사용'"네이버 손·발 자르려는 것···팔지 않는 스탠스 유지 어려워"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는 이날 오전 제3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라인야후 자본 관계 재검토 상황과 전망'에 관한 질문에 "라인야후 요청을 받아들여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 전략 관점에서 네이버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라인야후 미래를 생각해 가능한 것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네이버가 있기 때문에 합의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명확하게 답변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협의를 거듭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도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보안 대책 강화와 관련과 네이버와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올해(회계연도 기준 2024년 4월~2025년 3월) 중으로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사 자회사는 2026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으나 한층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을 책정할 것"이라며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일본) 국내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유일한 네이버 측 인사였던 '라인의 아버지' 신중호 CPO(최고상품책임자)가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라인야후, 소프트뱅크 그리고 일본 정부는 주주총회를 열기 이전부터 네이버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었다.
일례로 라인야후는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의 종료 계획을 밝혔다. 지난 13일 라인야후는 "일본에서 내년 4월 30일까지 라인페이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며 "태국과 대만의 라인페이는 계속 서비스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일본 내 라인야후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PayPay)로 일원화된다.
이달 초에는 라인페이와 라인월렛 등 해외 핀테크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한국법인 '라인비즈플러스'를 청산하고 대만에 모회사를 둔 '라인페이플러스'로 관련 사업을 이관하기도 했다. 또, 라인야후는 야후재팬이 운영 중인 '야후 지식백과'에 인공지능(AI) 답변 서비스를 넣으면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대신 미국 앤스로픽의 '클로드 3 추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기준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은 3조엔(약 26조원)이 넘는다. 네이버의 지분 가치만 보면 1조엔(약 8조 80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전체를 단순 매입하기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분 매각과 관련해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양사 자본 구조가 복잡하고, 가격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일본의 행정지도는 센 조치이고 네이버의 손과 발을 자르려 하고 있어 네이버가 절대 안 판다는 스탠스를 취하진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 사태는 지난해 11월 사이버 공격을 받은 네이버클라우드가 라인야후 고객 개인정보 51만여 건이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5일과 지난 4월 16일 두 차례에 걸쳐 통신의 비밀보호 및 사이버 보안 확보를 위한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두 차례의 행정지도에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으며, 행정지도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다음 달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에 네이버는 일본 총무성에 제출해야 하는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 내용은 넣지 않겠다고 입장을 냈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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