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 연이어 등장...그룹 후계자 위치 다져
신 전무는 19일 오후 1시 롯데호텔 월드에서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전무는 VCM 준비와 미래 먹거리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을 아낀 채 회의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이는 이날 신동빈 회장이 언론 노출을 피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용히 회의 장소로 이동한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모여 그룹 경영 방침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신 전무가 그룹 승계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전무가 외부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신 회장이 동남아시아 출장 일정에 신 전무를 대동하면서 롯데그룹 후계자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국내외 주요 행사에 신 전무와 동행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하면서 신 전무 승계에 대한 추측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9월엔 신 회장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 참석을 위해 베트남을 함께 방문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롯데 주요 계열사의 역량이 집중된 프로젝트인 만큼 상징성이 컸다.
지난해 말에는 전기 임원 인사를 통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에 취임하면서 한국 롯데에 공식 데뷔전을 치뤘다. 특히 롯데지주 내 신사업 총괄 조직인 '미래 성장실'을 따로 신설하면서까지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라는 중책을 신 전무에게 맡겼다.
업계는 신 전무의 병역 의무가 사라진 올해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후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해 왔다. 올해 3월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취임하면서 이사회에, 롯데지주 집행위원회에 상근 임원으로 합류했다. 집행위원회는 회사의 중요 경영 사항 중 이사회에서 위임한 사항을 심의·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신 전무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상 시장은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고 평했다.
이러한 행보를 비춰봤을 때 그룹의 미래가 사실상 신 전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올해 4대 신성장 동력으로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참여하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서의 올해 첫 공식 행보를 펼쳤다.
지난 3일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 참여했다. 업계는 이번 착공식을 시작으로 신 전무가 본격적으로 롯데의 바이오 사업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무는 올해 롯데지주 보통주 약 1억9500만원(0.01%) 어치를 매입하며 처음으로 한국 롯데그룹 상장사의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달 말에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한국과 일본 지주사 모두에서 임원직을 맡게 됐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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