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일본·미국 잇는 제2 해저케이블 구축 계획아시아권 첫 해저케이블은 연내 개통, 내년 초 상용화아시아권과 미국향 두 축으로 AI시대 국제트래픽 대비
업계에서는 아시아와 북미를 커버하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극한의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준비하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AI 패러다임'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SK브로드밴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국·대만·일본·미국 등을 잇는 해저케이블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논의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컨소시엄 파트너사(잠정)들과 지분관계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검토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본격적으로 사업화가 이뤄지면 SK브로드밴드의 두 번째 해저케이블이 된다. 앞서 이 회사는 2018년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의 아시아 9개 국가를 해저케이블로 연결하는 컨소시엄 'SJC2'(Southeast-Asia Japan Cable 2)에 참가한 바 있다.
당초 2021년 상반기 상용 서비스를 계획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년 초까지 3년가량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가 빠져 아시아 8개국 10개 지역만 연결하기로 했다. SJC2는 전체 길이 1만600km로 36만명이 동시에 초고화질(UHD) 영상을 시청하고, 4GB 용량 영화를 초당 280편 이상 전송할 수 있는 규모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연내 SJC2 해저케이블을 개통하고, 전체 구간의 테스트를 거쳐 내년 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저케이블은 바닷속에 설치한 통신망으로, 오늘날 전 세계 데이터 전송의 99%를 담당한다. 우리가 해외에 거주하는 이들과 손쉽게 통화할 수 있는 것도 해저케이블 덕이다. 한국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 등이 자체 해저케이블을 구축해 서비스해 왔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다른 회사가 구축한 해저케이블을 임대해 사용했다. 단기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본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콘텐츠 산업이 급성장하고 AI로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자체 국제통신망(해저케이블)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글로벌 인터넷 시장은 구글 같은 미국 빅테크가 과점하는 상황이라, 미국과 이어지는 해저케이블 활용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와 화해 모드에 접어들면서 국제트래픽이 많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아 해저케이블 증설은 필수적인 상황일 것"이라고 점쳤다.
SK브로드밴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가파른 성장, 화상 회의, 온라인 쇼핑 등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의 소비가 많이 증가해 국제트래픽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제 해저케이블을 이용한 안정적인 국제 통신망 운용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증가하는 데이터 용량의 수용을 위해 해저케이블 설치를 결정했다"고 썼다.
이어 "국제해저케이블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것은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전 세계적으로 교환하고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해저케이블 구축 전략은 국내외 고객들의 국제트래픽 증가에 대한 대응은 물론, 대한민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아시아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