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구독, 냉난방공조 본궤도"···조주완 LG전자 사장의 '2030 미래비전' 순항(종합)

마곡서 '인베스터 포럼' 열고 지난 1년의 성과 공유

체질 개선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LG전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인베스터 포럼'을 열었다. 사진=LG전자 제공

"지난 1년 동안 미래비전 달성 기반을 착실하게 다졌고, 다양한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 강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목표 달성을 위해 전진하겠다."

LG전자가 조주완 CEO의 '2030 미래비전'에 발맞춰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전 구독을 유니콘 사업 반열에 끌어올린 데 이어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 영역에서도 입지를 굳히며 착실히 성장 기반을 다지는 모양새다.

21일 LG전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인베스터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조주완 CEO는 '2030 미래비전' 발표 이후 1년여 간의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성과를 소개하고 사업 비전을 설명했다.

LG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미래비전'은 가전을 넘어 홈,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서 소비자의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7·7·7(연평균성장률과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반기 경영실적(LG이노텍 제외)을 보면 LG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8% 끌어올렸고, 영업이익률 6%에 기업가치 4배 수준의 성과를 냈다.

'1호 유니콘 등극한 가전구독'···"올해 매출 1.8조 달성"

혁신의 선봉에 선 것은 단연 가전구독 사업이다. LG전자는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으로 가전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왔다. 판매 시점에 일회성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제품 중심 사업과 달리 판매 이후에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1341억원을 달성하며 명실상부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직전 년도 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올 들어서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올해 가전구독 매출은 60% 가까이 성장한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켰다는 점을 가전구독의 고속 성장비결로 꼽는다.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고, 원하는 기간만큼 전문가의 관리를 받으며 가전을 깨끗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의 반응도 이를 방증한다. LG전자 국내 가전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은 작년 15%에서 올해 20%를 넘어섰다. LG베스트샵에서 정수기를 제외한 대형가전 구매자 중 35% 이상이 구독을 선택하고 있다.

웹OS 기반 콘텐츠 사업도 순항 중···차량·스마트가전으로 저변 확대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도 순항 중이다. 전 세계에 판매된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콘텐츠·광고·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인데, 올해 1조원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전자는 웹OS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광고·서비스 등의 사업을 펼친다. 글로벌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LG채널'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사업의 고속 성장을 위해 ▲모수(母數) 확대 ▲수익모델 다변화 ▲사업역량 강화 등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세부적으로 스마트 TV와 OS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탑재 기기를 TV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가전 등으로 늘릴 예정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경우 이미 글로벌 유력 완성차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시에 서비스도 고도화한다. 게임이나 취향 기반 맞춤형 쇼핑, 건당 개별 결제 콘텐츠 T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등으로 서비스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웹OS 플랫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전세계 4000개 이상 콘텐츠 파트너와 협업하는 동시에 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의 맞춤형 광고 솔루션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스페인에 차별화된 공감지능(AI) 가전과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체험공간 '어나더 한옥(Another Hanok)'을 열었다. 한옥 내부는 LG 올레드 에보(evo), LG 무드업 냉장고, LG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 LG 트롬 워시타워 등 다양한 고효율 AI 가전이 설치돼 방문객들이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LG전자는 어나더 한옥을 B2B 고객 대상 '넷제로 쇼룸'으로 운영하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선보인다. 사진=LG전자 제공

데이터센터 수요에 냉난방공조 사업도 성장 흐름 안착

탈탄소·전기화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는 냉난방공조 사업 역시 포트폴리오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정용 에어컨부터 빌딩·학교·공공기관 등의 상업용 에어컨, 공장·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공조시스템,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영역 등 다방면에 신경을 쏟는 모습이다.

LG전자가 자신감을 보이는 영역은 냉각시설로 활용되는 '칠러'다. AI 열풍에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며 사업 기회가 새롭게 열리고 있어서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다. LG전자 칠러 사업의 최근 3년 평균성장률은 15%를 넘어선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LG전자는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사양의 칠러를 공급해 온 경험과 냉난방공조 사업의 고효율·고성능 원천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액침냉각 등의 신규 솔루션도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2030년 B2B·플랫폼·신사업서 매출 50%, 영업이익 75% 창출"

LG전자는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지속한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전환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 중점 추진 영역에서 오는 2030년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일례로 전장 사업은 수주잔고 100조원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디지털 콕핏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으며 사업 확장을 위한 글로벌 생산지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60여 년 제조 노하우에 AI·로봇 등을 접목해 사업을 확대한다. 올해 말까지 2500억원 이상의 수주액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밖에 LG전자는 미래성장의 기반이 될 유망 신사업 영역 투자도 이어간다.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유력 파트너와 협업해 전기차 충전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조주완 CEO는 "이미 이러한 목표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며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추진하며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