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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현행법으로 충분하다는 민주당···노도강 도시정비 추진단지 강남권 13%에 그쳐

부동산 도시정비

현행법으로 충분하다는 민주당···노도강 도시정비 추진단지 강남권 13%에 그쳐

등록 2024.09.04 15:29

수정 2024.09.04 15:54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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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추진현황, 강남권 117곳 vs 노·도·강 16곳···착공도 47 vs 5천편일률적 제도 탓에 사업성에 격차···용적률·기부채납·임대주택서 발목현행 법률론 외곽지 정비 한계 뚜렷···특례법·보정계수에 마지막 기대

서울 도봉구 창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도봉구를 포함한 서울 동북부(노원·도봉·강북·동대문·중랑)는 재개발·재건축 대상지역이 밀집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장귀용 기자서울 도봉구 창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도봉구를 포함한 서울 동북부(노원·도봉·강북·동대문·중랑)는 재개발·재건축 대상지역이 밀집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장귀용 기자

정부에서 주택 공급확대를 위해 내놓은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이 국회 문턱을 통과할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인 민주당에선 정책 발표 직후 특례법에 부정적인 논평을 내놓은 터라 험로가 예상된다. 특례법에 대한 기대가 큰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선 법안 추진이 막힐 시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등 12명의 의원들은 9월2일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다. 총 25개조로 이뤄진 특례법은 지난 8월8일 정부가 발표한 8‧8대책의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비규제지역에서 법적상한보다 용적률을 높여주고, 건폐율과 높이제한, 공원녹지확보 기준 등도 심의를 통해 완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국회 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 정책 발표 후 민주당의 반응이 신통찮아서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8‧8대책 발표 하루 뒤인 8월9일 논평을 통해 정부의 정책에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황 대변인은 "현재의 도시정비법으로도 가능한 문제를 재건축·재개발 특례법 제정으로 풀겠다는 것은 이번 정부 대책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방증"이라면서 "이미 추진되고 있던 3기 신도시 등의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진짜 공급 대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황 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재개발‧재건축의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정비법을 처음 제정할 때 상정한 대상지들과 현재 대상지역은 현황이나 사업여건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시계획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법이 처음 제정된 2003년엔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지어진 5층 이하 저층주거지가 주력 대상이었다"면서 "현재 재건축 대상지들은 1990년대 100만호 공급대책 시기를 전후에 지어진 12층 이상 중고층 단지로 재건축을 하더라도 일반분양이 적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분양가가 높은 강남권과 상대적으로 분양가 낮은 외곽지의 여건 차이도 무시하지 못하는 요소다. 같은 가구를 일반분양하더라도 수익이 달라 기존 원주민들의 분담금을 낮추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존 도시정비법이 용적률 제한과 임대주택 공급, 공원녹지의무 등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들 대부분 제한사항들은 정비사업 시행 전 가구 수 등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최초 건립 당시 수립한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목표를 위해 10평~20평대 소형평형 위주에다 12층 이상 중고층으로 이뤄진 노도강 지역의 단지들은 여건이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여건 차이로 인한 유‧불리는 정비사업 추진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현재 강남권과 노도강 지역에서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각각 117개와 16개로 약 7.3배가량 차이가 났다. 착공에 들어간 현장도 강남권이 47개 구역에 달하는 반면 노도강은 5개 구역에 그쳤다.

그래픽=장귀용 기자그래픽=장귀용 기자

정비사업 추진이 본격화한 단지 수와 별개로 두 지역의 정비사업 대상 단지 수는 큰 차이가 없다. 두 지역의 20년 이상 된 단지 수는 385개(강남권)와 389개(노도강)으로 엇비슷하다.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긴 단지도 강남권 169개, 노도강 158개로 큰 차이가 없다.

현재 노도강 지역 재건축 연한 단지들도 특례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용적률을 올려주는 특례법에 서울시에서 발표한 임대주택 보정계수까지 적용하면 사업성 개선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서울 내 주거지 평균 공시지가에 대비해 단지 공시지가가 낮은 곳에 임대주택 비율을 완화하는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적용한다.

이근환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노도강 지역과 강남은 공시지가만 해도 적게는 3배에서 크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난다. 일반분양에 따른 원주민 부담해소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비규제지역에 한해 용적률과 기부채납 등을 완화하는 특례법을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노도강 지역에선 재건축 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특례법 입법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지역 정치인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노원구 주민 A씨는 "노도강 지역은 오랜 시간 민주당을 지지해 온 텃밭이었다"면서 "노도강 지역 우원식, 김성환, 오기형, 천준호, 한민수 의원 등이 자기 지역구 주민들의 애환을 제대로 살핀다면 특례법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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