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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38개월 만의 금리 인하···희비 갈린 보험·카드 업계

금융 보험

38개월 만의 금리 인하···희비 갈린 보험·카드 업계

등록 2024.10.11 14:43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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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숨통 트인 카드 업계···여전채 금리 안정화보험업계, 자본 건전성·수익성 하락 가시화 '비상'"이미 선제적 자본 확충 나서···상황 지켜볼 것"

38개월 만의 금리 인하···희비 갈린 보험·카드 업계 기사의 사진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카드사와 보험사의 희비도 갈렸다. 카드 업계는 자금조달 여건이 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보험업계는 예상대로 자본감소와 지급여력비율 하락이 가시화된 탓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한 3.25%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던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1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묶어왔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카드 업계의 자금조달 환경에는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의 이자 비용과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 지면서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 부담에 허덕여왔다. 실제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이자 비용은 총 8조8821억원으로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나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융채II(여전채) 신용등급 AA+ 3년물 금리는 3.380%로 점차 안정화 추세다. 이달 2일에는 3.226%로 2022년 3월 31일(3.323%)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하로 조달 환경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겠지만, 이미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만큼 추가로 여전채 금리가 급격하게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권에서 금리 민감도가 가장 큰 보험업계는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이 가시화됐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이 증가한다. 부채 증가 폭이 자산 증가 폭보다 더욱 크면 순자산가치가 감소해 킥스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보험사들은 선제적인 자본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7일 2019년 이후 5년 만에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또 지난 6월에 이어 지난달 30일 글로벌 재보험사인 RGA재보험사와 15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 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ABL생명은 지난달 20일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후순위 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23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10년 만기에 5년 후 콜옵션(조기 상환권) 조건으로 금리는 5.9%다.

한화생명은 6000억원 규모로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고. 흥국화재도 지난달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8월에는 교보생명(7000억원), 메리츠화재(6500억원), 한화손해보험(3500억원), KDB생명(2000억원) 등이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자산운용이익률 등 수익성이나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본 관리에도 신경을 쓸 필요성을 느끼고 있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진행했고 인하 폭이 크지 않기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대해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의 자본관리를 위해 장기채권 매수, 공동재보험 등 활용 필요성을 제시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장기채권 매수뿐만 아니라 만기 30년 국채선물, 공동재보험 등 킥스 시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본관리 방안이 확대됐다"며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관리를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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