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 실적 불구 사업구조 기업가치 '발목'BGF리테일에 대표성·수익성 앞서고 밸류업 지수 뒤져유통·비유통 사업 분리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호텔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인적분할 후 사명은 'GS P&L'로 산하에 파르나스 호텔과 후레쉬미트가 소속된다.
GS P&L은 전국 8개 호텔과 오피스 빌딩인 파르나스타워 등에 대한 호텔업과 임대업, 육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4888억원, 영업이익은 1031억원 수준이다. 오는 12월 1일 분할 해 같은 달 23일 재상장할 예정이다.
초대 수장으로는 김원식 GS리테일 전무가 선임됐다. 김 전무는 GS리테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다 지난해 그룹 정기인사에서 고문으로 빠진 후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
GS리테일은 본업인 유통 사업에서의 견고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사업 구조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단 평가를 받는다.
단적인 예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밸류업 지수)다.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유도를 위해 도입한 밸류업 지수에서 편의점 업계 1위 GS리테일은 제외된 반면, 경쟁사 BGF리테일은 포함됐다.
한국거래소는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개 평가 지표를 적용해 종목을 선별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시장 대표성은 지난 17일 기준 시가총액 400위 이내 기업이다. GS리테일의 시가총액은 2조2148억원으로 140위에 올라 BGF리테일(1조9427억원·153위)을 앞섰다. 수익성에서도 GS리테일은 최근 2년간 모두 영업 흑자를 냈다.
다만 시장평가와 자본효율성에서 탈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2년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준으로 삼았다. PBR은 기업의 주가가 자산 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지표로, 통상 1배 미만이면 기업 보유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고 본다.
GS리테일의 PBR은 2022년 0.71배, 지난해 0.58배로 모두 1배 미만을 보였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은 각각 4.49배, 2.36배로 GS리테일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자본효율성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고려했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이 보유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BGF리테일은 19.2%를 기록한 반면, GS리테일은 0.4%에 그쳤다.
GS리테일 내부에서도 인적분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사업과 호텔 사업을 분리해 사업부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 홈쇼핑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특히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 간 통합 운영에 힘을 실어나갈 전망이다. 최근 이마트와 롯데쇼핑도 마트와 슈퍼마켓을 통합 운영해 나가며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GS P&L은 호텔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된 만큼, 육가공 업체 후레쉬미트와의 시너지를 통해 호텔 F&B 역량을 높여가겠단 전략이다.
GS리테일은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실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물적 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한 만큼 기존 GS리테일의 주주들은 존속 회사 및 신설 회사 주식을 분할 비율대로 보유할 수 있게 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각 사업이 저평가된 부분이 있어 인적분할에 나서게 됐다"며 "전문화된 각 사업영역에서의 역량에 집중해 경영위험 분산, 사업경쟁력 강화 등을 이뤄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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