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4136억원 적자 '어닝쇼크'···전 분기 1112억원 대비 적자 확대기초화학 부문에서만 3650억원 규모 영업손실···내년에도 '비관론' 우세내년 투자 1조7000억원으로 축소···반면 기초화학 자산 경량화 속도
당장 "내년에도 업황 회복이 어렵다"는 비관론이 우세한 위기에 봉착한 롯데케미칼은 투자 곳간을 걸어 잠그고 재무구조 개선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을 올해 3분기 4136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이번 손실은 2분기 1112억원 적자와 비교해도 적자 폭이 3000억원가량 확대된 수준이다.
올해 누적 적자는 660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진 롯데케미칼은 실적 악화 원인은 기초소재 사업의 부진에 있다. 기초화학 부문은 올해 3분기에도 365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제 영업손실 중 88%를 차지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롯데케미칼은 매년 하반기 서서히 업황 반등을 예상하곤 했지만 올해는 그 기대마저 꺾인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내부적으로도 "흑자전환은 시황 회복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분위기가 팽배하다. 거센 비관론 속에서 벌써 전방위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시설투자(CAPAX)는 기존 투자 감축 목표에 추가적인 검토를 더 해 1조7000억원까지 축소했다"며 "2025년 이후 시설투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초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불황이 장기화된 데다가 실적 반등 시기마저 요원하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석유화학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있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의 경우 중국발(發) 과잉 공급 문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글로벌 에틸렌 신증설은 3300만톤"이라며 "연간 4~5% 수요가 성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요 증가세는 2600만톤 수준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 기초유분, 합성수지 등 범용성 제품 수익성은 손익분기점을 계속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롯데케미칼은 바짝 허리띠를 졸라맨 채 이제 기초화학 부문 사업 정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때 '재무 모범생'이라 불렸던 롯데케미칼이 실적 악화와 함께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비주력 자산 매각에 협의 중이나, 결론이 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1조4000조원 규모의 구체적인 자산 경량화(자산 라이트)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했다.
롯데케미칼은 자산 라이트를 통해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을 결정했다. 또 4분기 중 미국법인(LCLA, LOTTE Chemical Louisiana)의 증자를 통해 6626억원을, 내년 중 인도네시아 법인(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의 지분을 활용해 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1조4000원은 차입금 상환에 투입될 예정이다. 올 3분기 말 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차입금은 10조7225억원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초화학은 에셋라이트와 운영 효율 극대화를 통해 캐시카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포트폴리오에서 기초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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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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