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절감 위해 모두 보잉 737 '기종 단일화' 전략전 세계서 잇따라 사고 발생···오늘도 '긴급 회항'
사고 직후 제주항공은 일관되게 기체 결함설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전후로 발생한 보잉 737-800 여객기의 수차례 비상 착륙·회항은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다.
1차 원인 '버드 스트라이크' 지목···잇단 사고에 기체결함 가능성
30일 정부 브리핑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드러난 사고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비행 중 조류 충돌로 엔진 등에 고장이 발생했고,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담벼락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떼 충돌이 1차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기체 결함이나 정비 불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참사는 제주항공을 넘어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737-800' 기종에 대한 여행객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해당 기종은 보잉사 737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기종으로 꼽히지만 그만큼 사고도 잦았다.
일례로 2022년 3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이 추락해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이 전원 사망했다. 지금까지 추락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올해만하더라도 미국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엔 미국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B737-800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여객기가 포틀랜드공항으로 돌아간 사례가 있다. 4월에는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휴스턴행 B737-800 여객기 엔진 커버가 상공 3000m 고도에서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여기에 참사 하루 만인 30일 오전 발생한 제주항공 동일 기종·같은 기체 결함 '긴급 회항'이슈로 인해 비난의 화살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보잉 737 기종 '불신'···제주항공 "신규 예매 유입량 계속"
보잉 737 계열 항공기의 기체 결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이틀 터진 사건사고는 항공기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사고 항공기는 국내 주요 LCC가 주로 운용하는 만큼 LCC 기피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도입한 B737-800은 총 101대다. 이 중 대한항공이 보유한 2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99대를 국내 LCC들이 운용한다.
특히 제주항공이 39대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모두 보잉 737(B737-800, B737-8) 단일 기종으로 기단을 꾸린 만큼 추후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주항공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티웨이항공 등 경쟁사와 달리 '기종 단일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처럼 특종 기종의 결함이 잇따라 발생되는 상황에서 기재에 대한 선택지가 사라져 탑승 불안감이나 기피 현상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주항공은 사고 직후 국내·국제선 전 노선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전날 브리핑에서 "환불과 관련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불안한 승객들의 예매취소 문의와 실제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예매자는 "아직 공식적인 사고 원인 발표가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지만, 오늘(30일)도 오전에 랜딩기어 문제로 회항했다는 소식이 들려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예매 취소량은 평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며 "신규 예매 유입량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B737-800 기종에 대한 운항 중단 계획은 없다. "지금 원인과 관련돼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일상적인 점검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해 운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해당 기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만큼 추후 운항 중단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는 앞서 2019년과 2021년에도 각각 B-737 맥스8와 B-777 항공기에 대해 특별점섬을 실시하면서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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