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성 높아져 단일 이슈에도 민감↑금통위부터 추경까지 정치 이벤트 줄줄이"상반기 이후 불안 감소···연말엔 진정 전망"
10일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환율 개장은 1461원(기관 합의 취소 기준)으로 시작해 오전 한때 1457원까지 후퇴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1462.30원(2시 30분 기준)까지 올랐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 관세 부과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 중이라는 외신의 보도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달러지수는 107선 후반에서 단숨에 109선까지 올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3 계엄사태 이후 변동성이 극에 달하면서 관련 개별 이슈에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비상계엄 선언 직후 1440원대까지 단숨에 오른 환율은 지난달 27일 한덕수 총리 탄핵안이 상정됐을 당시 1487.7원까지 튀어 오르며 매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6일 장중 기록인 1488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였고, 시장은 비상에 걸렸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국민연금의 환헤지 달러 추정 물량 출회 등 영향으로 1453.5원에 마감되는 등 2주 만에 1450원대로 떨어졌다. 다음날인 8일 장중 환율은 1444.5원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추정 달러 매도와 이에 대한 경계가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당시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공약으로 내걸었던 보편 관세 정책을 철회하고, 핵심 품목에 대해서만 선별적 관세 부과 검토 소식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이처럼 환율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남아 있는 국내외 이슈들은 우리 경제 불확실성을 더 높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앞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86원까지 상승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최근 당국의 미세조정과 정국 안정 기대감으로 약세 속도가 진정됐지만, 여전히 주요 IB를 중심으로 1500대 환율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환율을 자극할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오는 16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내수진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을 밝힐 경우,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환율 상승 여지가 있다. 또 국회에서 추진 중인 추경 규모, 윤석열 대통령 체포 등 정치적 이벤트도 남았다.
특히 올해 첫 한은은 이번 금통위의 결정이 환율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신중론을 펼칠 전망이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금통위는 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2월 25일 인하 확률이 높다"며 "트럼프 2기 정부가 20일에 시작하고, 연준의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이 이달 30일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리스크를 점검한 뒤 환율 안정화 조치와 함께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높은 변동성은 오는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정식 업무에 돌입 후 관세 불확실성이 감소로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 연구원은 "상반기 중으로 국내 정치적 요인에 의한 원화 저평가 국면은 일단락되고, 트럼프 신정부 취임 이후 회피 심리가 진정되며 하반기 1300원대 후반 레벨이 진입 가능성도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점검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최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각 기관이 높은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을 24시간 점검·대응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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