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푸드, 제빵사업 매각면세점, 보따리상 결별마트, 6년만 신규 오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인 인사는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다. 지난해 말 이뤄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면세점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 대표는 매출의 약 50% 차지하던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와의 거래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 절대 감소 시대가 초래하자 다이궁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큼 면세업계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매출 향상에는 이바지 했지만 특수성을 앞세워 이익만을 추구했던 다이궁으로 인해 면세점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 2023년 한해에만 1조원에 달하는 송객 수수료를 다이궁에 지불했다.
김 대표는 적자의 원인이 된 다이궁의 송객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프리미엄 고객층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방안으로 거래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는 "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한 것은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단기적인 어려움은 있겠지만,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 고객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긍정적 반응이 다수다.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와 시장 점유율 하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나, 고비용 구조를 탈피하면서 기업 이미지나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마트·슈퍼 부문 대표를 맡은 강성현 대표도 비슷한 시기 움직였다. 강 대표는 내실 다지기를 끝내고 외형 확대를 선택했다. 6년만에 신규 매장(롯데마트 천호점)을 오픈하며 오프라인 유통부문 재도약에 나섰다.
신규 매장은 산지 직송 시스템을 도입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선식품 품목을 확대하고, 체험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 매장과 다른 플랫폼을 제공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신규 매장은 롯데마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중요한 실험의 장"이라며 "신선식품 강화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말 취임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자산 효율화를 선택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제빵사업 부문 통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미래성장 동력인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매각 대상은 수원, 증평, 부산에 위치한 제빵 생산시설이며, 희망 매각가는 약 1000억~1200억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측은 "제빵사업 부문 운영과 관련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롯데 주요 계열사들이 발빠르게 사업 구조 변화와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고강도 쇄신 주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유통 및 식품 사업군에서 실적 부진과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 2023년 국내 주요 사업에서 약 2조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신 회장은 지난 9일 개최된 '2025 상반기 롯데 VCM'에서 사장단에게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다.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불필요한 사업 구조를 과감히 개편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과거 그룹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certai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