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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국산 TV가 더 치명적일 듯"···트럼프 '관세 폭탄' 가늠 안 된다

산업 전기·전자

"한국산 TV가 더 치명적일 듯"···트럼프 '관세 폭탄' 가늠 안 된다

등록 2025.02.05 14:19

수정 2025.02.05 14:25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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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유예됐지만 일시적 조치에 불과"매출 비중 더 높아 중국 보다 불리"업계 "상황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예정"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 TV 제조사들이 '트럼프 관세 폭탄'의 직격탄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중국 TV 제조사들보다 한국 제조사들에게 더 치명적일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북미 시장 관련 TV 출하량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매출 비중은 한국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데이터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물량보다 멕시코를 통한 수입 비중이 더 큰 TV의 경우 멕시코 25% 관세 영향으로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영향으로 멕시코에서 생산한 TV도 무관세에서 25% 관세로 영향권에 놓인다"며 "TV 사업에서는 미국 수출 매출 비중이 더 높은 한국이 멕시코 관세 부과 영향으로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북미 프리미엄 TV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중국보다 관세 악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선 전부터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과 동시에 관세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의 황금시대'를 열기 위한 수단으로 높은 관세를 무기로 든 것이다. 첫 타겟이 된 것은 멕시코, 캐나다 및 중국이다.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오는 4일부터 미국에 들여오는 제품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였지만 양국 간 합의를 통해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 관세는 예정대로 4일 발효됐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한 달의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폐지가 아닌 유예 조치라는 점에서 일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 리스크가 여전히 잔존해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멕시코에 각각 TV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에, LG전자는 멕시칼리에 공장이 있다. 트럼프의 멕시코 관세 부과가 발동되면 여기서 생산되는 TV 제품들은 미국 수출 시 무관세에서 25% 관세가 적용된다.

또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TV 트래커에 따르면 북미 TV 출하량 기준 누적 점유율은 중국 28%, 한국 27%로 비슷했다. 다만 매출 비중으로 보면 한국 48%, 중국 27%로 집계됐다. 그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화질, 대형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현지 판매 전략을 써왔던 영향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에 한국 기업이 프리미엄 TV 위주로 현지에 공급하고 있어 관세가 새롭게 부과되면 중국은 물론 한국 기업도 관세 폭탄 악영향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총 1조3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장기국채 조달 계획을 발표, 내구 소비재 보상판매 보조금을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중국 TV제조사들은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관세 적용 시 국내 제조사들의 TV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게 되고 이는 가격 경쟁력을 저하로 이어져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 국내 TV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중국 TV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를 통해 영역을 넓혀가고 상황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은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트럼프 행정부 집권과 함께 변화하고 있는 현 상황들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세워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등 전세계 각지에서 운영하는 생산역량, 글로벌 공급망 관리능력,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제품 경쟁력과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 같은 강점을 살려 변화와 리스크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여러 생산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스윙 생산체제를 확대하고 비용 경쟁력을 기반으로 최적 생산지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본질적인 공급망 구조 변화가 필요시 스마트 팩토리 구축역량 등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TV 제품은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관세 부과 시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들을 예의주시하며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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