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여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수혜 기대감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멕시코·중국과 무역 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다음 타깃으로 겨냥하자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우리 기업도 득실 따지기에 한창이다.
다만 아직까진 이렇다 할 우려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로 관세 조치를 확대한다면 가전·배터리 등과 마찬가지로 전선 부문도 영향권에 진입하겠으나, 당장은 피해가 없을 것이란 인식이 앞선다.
실제 대한전선은 케이블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한다. 따라서 캐나다·멕시코산(産)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관세 조치와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LS전선도 비슷하다. 자회사 가온전선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케이블 생산 공장 'LSCUS'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영업 역량을 강화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지난해 멕시코 케레타로주에 배터리 부품과 전력기기 공장을 착공한 뒤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운영 중인데, 미국이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파트너사가 부담하기로 협의한 상태다. 나아가 물량을 멕시코 내수 시장으로 돌리는 시나리오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전선 기업엔 믿는 구석이 있다. 꺾이지 않는 미국 시장의 수요다. 통상 전력 인프라용 케이블의 평균 수명은 30~40년으로 평가되는데, 현지 전력망의 절반 이상이 이를 넘겨 교체가 필요해서다. 그러나 자급 여력이 크지 않아 미국으로서는 한국 기업에 기대야 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미국이 장차 우리나라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전선 등 품목엔 예외 조항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앞서 미국은 캐나다 수입품 관세를 25%로 설정하면서도 생활과 밀접한 석유와 천연가스의 세율은 그보다 낮은 10%로 정했다.
여기에 미국이 추진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이른바 '스타게이트'도 우리 기업에 힘을 보탤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려면 대량의 전력 설비와 전력망 인프라 등이 필요해서다. 미국이 5000억달러(약 725조원) 규모 계획을 공개한 직후 관련 기업의 주가에 훈풍이 분 것도 이를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품을 놓고는 미국 정부에서 특별한 코멘트가 없었기 때문에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외부에 의존하는 현지 여건을 감안했을 때 전선 기업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어 "설령 관세가 붙는다고 해도 우리 기업이 협상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수익성을 보존할 수 있다"면서 "가령 비용 인상분을 공급 가격에 반영하는 등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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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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