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소형제약사 인수···'알짜배기 자회사'로 알려져 대형병윈 위주 매출·흑자 내···'제2 도약' 시동ESG 리스크 낮지만 등급은 제자리, R&D 속도 낼 듯
신라젠이 경영진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고 거래재개에 성공한 지 3년 만에 외형 확대를 본격화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최근 국내 소형제약사를 인수하기 위해 최대주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1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하고 2분기에 본격적인 합병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M&A로 회사는 제약사업부를 조직 내에 이식,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R&D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라젠은 2022년 거래재개 성공 이후부터 인수합병(M&A)을 타진해왔다. 인수 후보에는 소형 제약사와 원료의약품 기업 두 곳이 거론됐다. 결론적으로 대형 병원 위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제약사로 최종 선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제약사는 개량신약 개발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선택한 제약사의 모회사가 상장사임을 고려해 본계약 체결 후 공시 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알려진 모회사는 현금 확보를 위해 알짜배기 자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제약사의 매출은 크진 않지만 흑자를 내고 있어 인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신라젠은 오는 4월 사옥 이전도 앞두고 있다. 제약사 인수를 계기로 제2의 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신라젠의 모회사인 엠투엔그룹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중구 소재 크리스탈스퀘어 인수 당시 핵심 투자자로 나선 바 있다. 엠투엔그룹의 실질적 오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인 서홍민 회장이다.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거래가 정지되는 등의 수모를 겪었다. 회사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등의 과제를 이행하며 2년 5개월 만인 2022년 10월 상장유지에 성공했다.
다만 ESG 수준 상향은 숙제거리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이 부여한 ESG등급은 환경(E) D, 사회(S) D, 지배구조(G) C로 통합 D등급을 획득했다. 지배구조 부문이 전년 B등급보다 한 단계 떨어지면서 통합 등급도 한 단계 내려왔다.
신라젠의 ESG 수준이 낮은 건 중소 신약 R&D 전문기업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R&D 기업은 평가기준에 부합하는 시설(공장)이나 조직 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이 없어 평가가 어렵다. 또 적자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기엔 한계가 있고, 공장과 영업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 인증 제도를 따르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특히 신라젠은 작년 9월 기준 소액주주 비율이 84%에 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지배구조 부문에서의 개선이 쉽지 않다. 다만 이러한 점 때문에 전반적인 ESG 리스크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ESG기준원도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높은 ESG쟁점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ESG 관리체계가 원활하게 운영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신라젠의 ESG 리스크는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우선 매출 구조를 안정화시킨 후 R&D에 역량을 쏟아 질적 성장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는 거래재개 당시 도입한 표적항암제 'BAL0891', 항암바이러스 파이프라인 'SJ-600' 시리즈 등이 있다.
'SJ-600' 시리즈 중 하나인 SJ-607은 최근 일본 특허 등록을 완료해 기술의 진보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SJ-607은 SJ-600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GEEV® Platform)으로, 신라젠이 개발 중인 최신 파이프라인들의 기반 기술이다.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 또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고, 기존 치료제보다 적은 양을 정맥 투여해도 종양 내 직접 투여보다 뛰어난 항암 효능을 나타낸다.
해외 특허는 지식재산권을 확보함으로써 기술이전을 추진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을 충족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회사 관계자는 "SJ-600시리즈의 첫 특허 등록인 만큼 이번 일본 특허 등록의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SJ-600시리즈에 대한 산업과 학계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신라젠 뿐만 아니라 엠투엔 등 그룹 내 관계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BAL0891'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베이진과의 협력 소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베이진은 글로벌 항암제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다. 베이진은 자사의 PD-1 억제제 '티슬렐리주맙'(테빔브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BAL0891'과 병용 임상을 추진키로 했다. 티슬리주맙은 미국, 유럽,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승인·판매되고 있다.
'BAL0891'은 종양을 유발하고 성장하는데 관여하는 TTK와 PLK1 두 가지 인산화 효소를 저해한다. TTK 저해제 또는 PLK1 저해제가 항암제로 승인을 받은 적은 없어 개발 성공 시 퍼스트인클래스(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고치는 세계 최초 혁신 신약) 신약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최대 허용 용량을 평가하기 위한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계획돼 있다.
아울러 면역관문억제제와의 시너지, 임상 적용 범위 확대 근거 마련 등과 같은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 3건이 오는 4월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5)에 포스터 발표로 채택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BAL0891'은 확장성이 좋아 포텐셜이 높은 약물로 꼽힌다. 현재 진행 중인 1상, 베이진과 진행하는 병용 임상을 포함, 연구를 다각화할 예정"이라며 "회사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보니 기술이전도 시점보다는 조건에 맞춰 진행하려고 한다. 최대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고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 곳에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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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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