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지난해 글로벌 TV 매출 1·2위수량 합산 점유율은 중국이 우리 기업 앞서파나소닉, TV 사업 철수 추진···돌파구는 AI
문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 기업이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 샤오미가 기록한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TV 시장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LG전자(28.4%)의 합산 수치보다 2.9%포인트(p) 높았다. 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우리 기업을 앞지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내세운 소비 진작 정책인 이구환신(以旧换新 : 낡은 소비재의 신형 교체) 효과도 있었겠으나 중국 기업의 추격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LCD(액정표시장치)를 저렴하게 구매해 TV를 값싸게 공급하는 것도 중국 기업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중국 기업은 스스로 세계 최대 기업, 세계 최초의 기업임을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TCL은 자체 조사결과 전 세계 대형 TV 시장 점유율 32.4%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또 하이센스는 세계 최초로 8K 화질의 소닉 스크린 레이저 TV를 공개했다고 자랑했다.
업계에선 중국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 사업 진출 70여년 만인 파나소닉의 TV 사업 철수설(說)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평가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 등 현지언론은 파나소닉이 부침을 겪고 있는 TV 사업을 내년까지 매각 또는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BCN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브랜드의 일본 TV 시장 점유율은 50.8%로 집계됐다. 점유율이 50%를 넘은 건 2004년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초다. 중국 하이센스(자회사 레그자 합산)와 TCL이 각각 41.1%, 9.7%를 점유해 1, 3위를 차지했고 대만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20.6%)와 소니(9.6%), 파나소닉(8.8%)이 뒤를 이었다. 2018년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16.8%에 달했으나 6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인공지능)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갈 저화질도 8K 화질로 바꾸는 'AI 스크린 시대'를 선언한 데 이어 올해에는 맞춤형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는 '비전 AI(Vision AI)'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하는 플랫폼 webOS와 TV 시청 이력까지 분석하는 기능을 AI로 업그레이드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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