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스트트랙 도입···동맹국 대미 투자 촉진

"세계 투자금 종착지는 미국"

첨단전략 산업, 中 투자 거래 제한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정부가 동맹국의 대미 투자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신설했다. 반면 중국의 대미 투자는 강화된 규제를 받는다.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 각서에 서명하며 "해외 동맹국들이 미국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더 쉽게 만들겠다"며 "미국을 세계 투자 자금의 최대 종착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제도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국가 안보 심사를 간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맹국 기업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첨단전략 산업에 투자할 경우 기존보다 빠르게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패스트트랙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중국 등 적대국과 협력하지 않아야 한다는 요건이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쿠바, 이란, 북한,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을 적대국으로 지정했으며,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명문화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 군산복합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중 투자도 제한된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도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치는 동맹국의 투자를 장려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각서에는 "중국을 포함한 특정 적대국은 전략 산업에서 최첨단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과 자산에 대한 투자를 체계적으로 지시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중국은 군사 및 정보기관을 현대화하기 위해 미국 자본을 활용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