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기업 매각설 주목 "사업 전략에 타격···검토에 그칠 것" 관측도
9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주요 사모펀드와 SK실트론 경영권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보유 중인 51%의 지분과 TRS(총수익스왑) 계약으로 묶인 소수 지분 일부를 넘기려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K실트론은 웨이퍼 전문 제조 기업이다. 반도체 기판 역할을 하는 200mm, 300mm 실리콘 웨이퍼를 만든다. 특히 300mm(12인치) 사이즈의 웨이퍼 분야에선 '글로벌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 핵심 부품을 다루는 만큼 여러 글로벌 기업과 소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룹사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TSMC에 이르기까지 핵심 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시장 전반이 침체에 빠졌을 때도 SK실트론은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도 매출 2조1268억원과 영업이익 3155억원이라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가치를 최소 5조원으로 평가하며, 거래가 성사된다면 SK㈜ 약 3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갑작스럽게 떠오른 SK실트론 매각설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앞선다.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지녔으면서 해마다 수천억의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을 굳이 매각할 필요가 있냐는 인식에서다.
웨이퍼 제조기업 숫자가 많은 것도 아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세계에 걸쳐 25개 이상의 업체가 있었지만, 기술 전환과 경기 변동으로 인해 대부분 문을 닫았다. 존속하는 대형 기업은 SK실트론을 포함해 5곳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SK실트론을 다른 곳에 넘긴다면 반도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온 SK로서는 전략적 공백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웨이퍼 수급 경쟁에서 밀리는 등의 악재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작년부터 리밸런싱을 추진하면서 여러 자회사를 선상에 올려놓고 시나리오를 설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모펀드 측이 그 중 SK실트론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소문이 번진 게 아닌가 싶다"면서 "다만 매각 시 그룹의 사업 전략이 흔들릴 수 있으니 막판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K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가능성을 두루 들여다보는 것은 사실이지만, SK실트론 매각과 관련해선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SK㈜는 SK실트론 매각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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