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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약바이오 글로벌 스탠드 강화가 절실하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제약바이오 글로벌 스탠드 강화가 절실하다

등록 2025.04.11 15:02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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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지배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특히 리더십 교체가 두드러진 기업 중 다수가 오너 2~4세를 경영진에 포함시키며 세대교체를 실현한 점이 눈에 띈다.

제일약품은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올해부터 전문 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와 한상철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1976년생인 한상철 신임 공동대표는 제일약품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다.

보령은 이사회를 통해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1985년생인 김정균 대표는 보령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외손자로, 김 회장 장녀인 보령홀딩스 김은선 회장의 아들이다.

삼진제약은 삼진제약 공동 창업자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의 장남, 장녀인 조규석, 최지현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동화약품은 윤도준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4세인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직접 대표 자리에 오르지 않더라도 이사회에 진입하거나 주식을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후계자도 늘었다.

휴온스는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장남인 오너 3세 윤인상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휴온스그룹 계열사 휴메딕스는 윤 회장 차남이자 윤 상무 동생인 윤연상 전략기획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파마리서치는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 장남인 정래승 픽셀리티게임즈 대표를 파마리서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고, 동성제약은 지난달 오너 3세 나원균 대표가 외삼촌인 이양구 회장에게 주식을 매입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외에 셀트리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회장의 아들 서진석 대표가 의장을 맡으며 리더십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경영진이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며 30대에서 40대까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 속하는 후계자가 속속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오너가를 중심으로 한 리더십 교체에 대해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는 주로 상속세 부담에 따른 분란 가능성이나 후계자의 경영 실패 우려에 집중된다. 반면 기대는 세대교체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된다. 전자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후자의 실질적 성과가 필요하다. 시장의 불안감은 진정성 있는 개혁을 통해서만 불식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에는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이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주환원 정책인 현금배당 절차다.

금융당국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배당절차를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도입한 '선(先)배당액 확정, 후(後) 배당 기준일 지정(배당받을 주주확정)' 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넘었지만, 매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기업 중 8곳은 여전히 '깜깜이 배당'을 고집하고 있다. 최근 일동제약이 주총에서 배당절차 개선에 나서며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에 동참했는데, 올해 리더십 교체가 이뤄진 일부 기업은 이번 주총에서도 해당 안건을 다루지 않았다.

ESG 경영도 국제적 기준에 비춰볼 때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99곳 중 56곳(57%)은 'C·D' 등급을 받으며 사실상 ESG경영에 미진하거나 낙제라는 평을 받았다. 제일약품은 지주사(제일파마홀딩스)까지 'C'등급을 받았고, 동화약품 역시 C등급을 받았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D등급으로 하향됐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제2의 반도체'를 목표로 잇달아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이 시점이야말로 개혁의 적기이다. 새로운 경영진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부대에는 새로운 술이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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