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석화 생산 및 판매 속도↑에쓰오일 등 대규모 투자···탈정유 움직임다만, 석화업황 불황 지속···수익 불확실성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에쓰오일·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장기적인 수익 개선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석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중 석화 사업에 가장 총력을 다하는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회사는 현재 석화 생산 설비를 대규모로 건설하고 있는 샤힌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투자되는 금액은 무려 9조2580억원이다. 완공 시 석화제품 생산량이 연간 320만톤(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샤힌프로젝트의 진행률은 65.4% 수준이며 에쓰오일은 2026년까지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해당 사업을 통해 석화 사업 비중을 2배 이상 높이면서 경쟁력을 다지고,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석화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등을 통해 관련 제품 생산과 판매를 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의 경우 설비 확장 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며 연간 약 300만톤(t)이 넘는 화학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외에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0월 혼합자일렌(MX), 벤젠 등을 생산하는 HD현대코스모 지분을 50%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를 통해 정유와 석화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GS칼텍스 역시 석화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전남 여수 올레핀 생산 시설(MFC)을 가동, 비정유 부문 비중이 늘어나는 사업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석화 업황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관련 사업에 투자해 온 정유사들은 난처해졌다. 국내 석화업계는 중국의 제품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여기에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 정책 변화까지 겹치면서 업황 전망은 더욱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정유사들이 투자했던 석화 사업이 기대만큼의 수익성을 거둘지 미지수다.
실제 정유 4사 가운데 올해 1분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했던 에쓰오일은 정유와 석화 모두 수익성이 부진했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나머지 3사도 비슷한 이유로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유업계는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정유 사업과 함께 석화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화 업황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석화의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장기적인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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