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법 개정안 7월 시행 앞두고 TR ETF 자취 감춰상품명서 TR빼고 분배형으로 전환···분기·월 배당 실시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오는 30일 KB 'RISE 미국고정배당우선증권ICE TR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 명칭에서 TR을 삭제하기로 했다. KB자산운용은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1월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대응하는 조치로 ETF 종목명 내에서 TR 문구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TR ETF는 KB운용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이 2020년 선보인 'RISE 미국고정배당우선증권 TR'을 시작으로 2021년 삼성운용, 2022년 미래운용, 2024년 신한운용이 차례로 TR ETF를 출시해 올해 초까지 총 6개 종목이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KB운용을 끝으로 해외주식형 TR ETF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운용이 선제적으로 ETF명에서 TR을 제거했고, 미래운용·신한운용이 그 뒤를 이어 명칭 변경을 진행했다.
이러한 운용사들의 조치는 오는 7월 세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으로 해외주식형 TR ETF가 사실상 금지된 것에 따른 것이다. TR 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이를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으로, TR ETF 투자자들은 ETF를 매도하기 전까지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금 등 장기 투자자 중심으로 인기가 많았던 상품이다.
그러나 기재부 세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7월부터 해외주식형 TR ETF에서 발생한 배당은 매년 1회 이상 결산·분배하고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한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주식형 TR ETF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하면서 이자·배당 유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더 이상 해외주식형 TR 방식 ETF를 운용할 수 없게 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명칭 변경과 더불어 배당·분배금 정책도 지급형(Price Return·PR)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미래운용은 분기 배당으로 바꾸면서 매년 1월, 4월, 7월, 10월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분배를 실시한다. 신한운용은 월 분배 방식으로 전환해 매달 중순에 분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KB자산운용은 분배금 지급 방식을 아직 공지하지 않았지만 타 자산운용사들과 마찬가지로 분기·월 배당이 유력해 보인다.
한편 업계의 우려와 달리 상품 유형이 TR에서 PR로 변경된 후에도 자금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해외주식형 TR ETF 6종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미국S&P500'는 기획재정부가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올해 1월 16일 3조5968억원에서 지난 25일 4조2534억원으로 약 넉 달 만에 6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KODEX 미국나스닥100'(1조7827억→2조4962억원), 'TIGER 미국S&P500(H)'(3581억→4073억원)도 투자금이 더 모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TR 방식의 이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급격한 자금 유출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분배금 정산 방식에 대한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은 있지만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본 신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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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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