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 불만에 노조 160명 결의대회씽크프리 분사 후 임금 갈등, 내부 형평성 도마 위상반된 인상률 제안에 조정 절차도 결렬
23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컴지회(이하 한컴노조)는 경기도 성남시 한컴타워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쟁의에 착수했다.
정균하 한컴노조 지회장은 "파업을 앞두고 회사는 사내 카페를 '내부 수리' 명목으로 폐쇄했고, 1층 블라인드까지 모두 내려 외부 시선을 차단했다"며 "하늘을 손으로 가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자리에서 발언한 박성의 카카오노조 수석부지회장(한컴 자회사 '씽크프리' 교섭 대표)은 "판교에는 위기 시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호실적일 때는 인상률을 억제하는 자본이 몰려 있는 듯하다"며 "한컴이 처음 제시한 2%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조 지회장도 연대 발언에 나서 "성과는 함께 이뤘는데 보상은 일부에만 돌아가고 있다"며 "성과 중심 보상제라면 기준이 명확하고, 과정도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으며, 약 160명이 참여했다.
회사는 같은 날 파업 참여 직원에게 해당 시간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정 지회장은 "쟁의 준비도 무급이라는 해석을 내린 것 같다"며 "하지만 고용노동부 매뉴얼에는 쟁의 준비 시간에도 유급이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컴 노사는 지난 1월 15일 상견례 이후 총 8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했다. 노조는 최초 7.68% 인상을 요구했고, 회사는 2%를 제시했다. 이후 각각 7.3%, 4.3%까지 양보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 5월 15일 임단협 결렬을 공식화했으며, 노동위원회를 통한 조정 절차도 지난 5월 27일 최종 불발됐다. 이후 회사는 6월 11일 5.8% 인상안을 새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한컴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048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12.4%, 18.2% 증가한 수치다.
논란은 자회사 '씽크프리'로도 번졌다. 쟁의권이 없는 신설 법인인 씽크프리는 조정 절차 중이던 지난 6월 27일 6.7% 임금 인상안에 전격 합의했다. 씽크프리는 한컴에서 2023년 10월 분사했으며, 향후 3년간 본사의 임금 정책을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사측은 "한컴 임금 협약보다 낮은 인상률이 나올 경우, 본사 기준에 맞춰 조정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컴 직원들은 "형평성이 없다"며 반발했다. 회사는 지난 1일 사내 공지를 통해 "씽크프리는 신설 기업으로, 공격적인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고 해명했지만, 노조 측은 "이중 잣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컴 노조는 파업 강도를 점차 높일 방침이다. 정 지회장은 "정당한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임금 협상에는 끝까지 맞서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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