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초 건드려선 안 돼” vs “NLL감추기 아닌 오류수정은 괜찮아”
검찰 수사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미이관·수정했다는 결론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인사 2명이 불구속 기소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대화록이 초본에서 수정본으로 ‘업데이트’ 된 부분을 놓고 여론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15일 대화록 초본의 국가기록관 미이관은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이라고 결론 짓고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e-知園)에서 발견한 대화록 ‘초본’과 봉하마을로 유출된 ‘수정본’에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고 해석했다. 정상회담 당시 실제 오갔던 호칭·명칭·말투가 생생하게 반영돼 있는 초본과 녹음파일 재생 등을 통해 보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수정본 모두 사료로서의 보관가치를 지닌 것이란 판단이다.
초본과 수정본의 구체적인 차이는 당시 회담자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상호 호칭을 다듬은 것이 주를 이뤘다. ‘저’라고 말한 부분을 ‘나’로 수정한 식이다.
김 전 위원장의 일부 반말투 발언이 존댓말로 수정된 부분도 있으며, 노 전 대통령이 높여 부른 부분이 수정된 대목과 구체적인 발언이 바뀐 경우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내가 임기 동안에 NLL 문제를 다 해결하게···”라고 발언한 것이 “내 임기 동안에 NLL 문제는 다 치유가 됩니다”로 바뀌었다.
김 전 위원장이 “서해 문제가 복잡하게 되어 있는 이상에는 양측이 용단을 내려서 그 옛날 선들 다 포기한다. 평화지대를 선포한다”로 기록한 발언은 “서해 문제가 복잡하게 제기되어 있는 이상에는 양측이 용단을 내려서 그 옛날 선들 다 포기한다. 평화지대를 선포, 선언한다”로 수정됐다.
검찰은 수정된 부분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달라질 공산이 커졌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초’를 함부로 뜯어 고쳤기 때문에 분명한 잘못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높이고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낮춘 것을 두고 ‘굴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대로 수정된 부분이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오히려 참여정부에서 NLL포기 발언을 감추기 위해 수정지시를 했는지 초본에 오류가 많아 수정지시를 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심대한 잘못이지만 후자가 맞는다면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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